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인해 기업 옥시의 제품에 대한 ‘불매 바람’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대형 마트에서 옥시 제품에 할인 등의 판촉 행사를 버젓이 진행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검찰 조사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상해 피해자 221명 중 177명이 옥시 제품 사용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옥시 기업의 증거 조작·은폐 등 사실이 추가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피해자모임과 시민단체 등은 지난달 26일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공식 선언했다.
‘옥시 파동’은 도내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도내 대형마트들에 따르면, 옥시 전체 제품 군에 대해 A마트의 경우 지난달 18일~24일 매출은 지난달 1일~10일의 매출액에서 약 50%가 감소했다. B마트의 경우 비슷한 기간 4월 4주차 매출은 4월 1주차에 비해 73.5%가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내 대형마트가 옥시 제품을 할인,묶음 등 판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도덕성 논란 등 소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송모(38)씨는 “상황이 악화돼 가니까 재고를 처리하려고 할인하는 것 같아 보인다”며 “대형마트들이 태연히 판매하는 모습을 보니 도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모(46)씨도 “한 마트의 경우 옥시 살균제를 팔아놓고 사망자가 발생했는 데도 5년이 지난 후에 사과한 업체”라며 “지금 하는 행태를 보니 사과의 진정성도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도내 모 대형마트 관계자는 “해당 할인 행사는 원래 계획돼 있던 것들로, 지점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며 “본사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의 행사 진행 여부가 달려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