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주도립미술관의 입장료는 1000원이다. 그러나 앞으로 도립미술관에 가려면 20배 가량 인상된 1만9998원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
‘제주도 공영관광지 적정 입장료 산정연구’ 용역이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공영(公營)관광지의 입장료 현실화 추진에는 공감하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연구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용역은 제주도가 4374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주발전연구원에 의뢰했다.
제발연은 이번 연구와 관련 ‘적정원가 보상률’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 하지만 보상률이 관광지마다 천차만별(千差萬別)일 뿐 아니라, 이를 근거로 산정한 입장료 역시 무려 20배 가까이 뛴 곳도 있었다.
실제로 적정원가 보상률을 보면 국제평화센터와 삼양동선사유적지는 고작 10%, 제주돌문화공원은 50%가 적용됐다. 반면에 도립미술관과 제주별빛누리공원 등은 적정원가 보상률이 90%에 달했다.
이 결과대로라면 별빛누리공원은 어른 기준 현행 5000원에서 1만9784원으로 껑충 뛰고, 도립미술관의 입장료(入場料)는 기존 1000원에서 20배나 오른 1만9998원이 적정하다고 연구진은 제안하고 있다.
이에 반해 주상절리대와 산방산 및 용머리해안은 적정원가 보상률 60%를 적용하면서도 지금 2000원대에서 100~200원대의 요금 인하를 제시했다.
이게 ‘제주의 싱크탱크’라는 제주발전연구원의 연구 결과라니 도저히 믿기가 어려울 뿐더러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갈지는 우리도 모른다”며 애써 담담해 했다.
아무리 제주도가 용역에 의존하는 ‘용역(用役) 공화국’이라고 하지만 이래선 안 된다. 과연 이 같은 용역결과를 어떻게 도민들에게 설명해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할지, 그야말로 ‘귀추(歸趨)’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