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감하고 지혜롭게 싸운 구국 영웅
후보생 마무리 임관 후 조국에 충성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나라가 위험할 때 마다 항상 민족적 자긍심을 바탕으로 외세의 침략이 맞서 이겨내 왔다. 또한 지금도 남과 북이 휴전된 상황으로 북한은 많은 군사적 도발을 하고 있어 한반도의 안보는 언제나 중대 국면이다.
이러한 상황에 우리는 과거 국가의 어려운 일을 훌륭하게 이겨내신 조상님의 얼을 되새겨 본다. 오늘 4월28일은 충무공 이순신 제독이 탄신한 지 471주년이 되는 날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나라를 위해 용감하고 지혜롭게 싸웠던 그 모습은 아직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교훈이 엷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다. 오랫동안 지속된 평화에 큰 안보 불감증에 빠져있다. 여러 차례 반복된 북한의 도발과 핵실험에도 지나치게 여유롭고 안일하다. 개인의 생활에만 집중하여 금방 머릿속에서 잊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
400여년 전 조선시대에도 사정이 비슷했다. 오랫동안 지속되던 평화에 젖은 조선은 지나치게 국방에 안일하며 해이했었다. 결국 율곡 이이의 10만양병설 주장도 선조는 들으려 하지 않았고 곧 왜(倭)에 침략을 당하게 됐다.
왜군은 하루에 20㎞ 가량을 행군하며 한양으로 진격, 결국 수도마저 빼앗았다. 절망뿐이던 당시 어렵게 의병까지 일어나 큰 힘을 보태었지만 부족했다. 바로 이 때 충무공이 등장했다. 칠천량 전투에서 원균이 패배, 함선들과 병사들을 다 잃은 상황에서 어머니마저 여의었으면서도 백의종군하여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함선이 남아 있다“고 하면서 명량해전의 대승을 통해 대한 해군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였을 때 백의종군한 충무공의 결단과 행동을 돌이켜보면 현대 사회는 너무 자신의 사익을 중시하고 나라에 대한 걱정은 뒷일로 내팽개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최근 들어 군은 선진화되면서 자율성도 과거에 비해 많이 보장된다. 하지만 개인주의와 자유의 발전과 함께 사회에서 보여 지고 있는 도덕성 결여나 이기주의적인 행동이 군에서 비슷하게 나타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우리 제주대학교 학군단 건물에 들어오면 충무공 이순신 제독께서 말씀하셨던 어록들이 적혀있다. 그 중에 수륙구격 서가진섬(水陸俱擊 庶可盡殲)이라는 글귀가 있다. 임진년 9월 1일 부산포해전에서 조선수군이 왜선 100여척을 물리치고 충무공이 조정에 올린 장계의 한 구절로 “수군과 육군이 함께 진격해야만 적을 섬멸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같은 의미로 대한민국 초대 해군참모총장인 손원일 제독도 여수·순천 반란사건 이후 “만약에 우리 해군에 육전대나 해병대와 같은 특수한 전투부대가 있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 아니겠는가?” 라는 말씀을 하셨다. 현대로 해석하자면 해군과 해병대가 함께 진격해야 적을 섬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에 군은 해군과 해병대뿐만이 아니다. 육군과 공군도 있으며, 이 모두를 합해서 ‘국군’이다. 각각이 다른 군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군으로서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나라의 안보는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아마 충무공 이순신 제독도 이러한 뜻이었을 것이다.
과거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은 과거의 우리 조상님들의 업적을 잊고 살면 그 민족의 미래는 없다는 말과 같다. 오늘은 이 충무공 탄신 471주년을 맞은 날이다. 이날을 그냥 지나가선 안된다.
대한민국 국민도 그렇지만 특히 우리 학군사관후보생에겐 의미가 더욱 크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훌륭한 업적을 존경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행동에 대하여 책임질 줄 아는 멋진 사관후보생, 스스로 명예를 존중하고 지키는 품격 있는 학군사관후보생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대한민국 해군 장교로 임관, 국가와 조직에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