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측 “야간관광 명소로” 입장에 “굳이 일제까지”

도내 한 사찰이 일본 거대 해수관음상을 도입해 관광자원화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불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학도병) 지휘관으로 참전했던 경력을 갖고 있는 한 스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제자들이 기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아시아문화컨텐츠연합에 따르면 제주시 S사찰은 25일 자비와 평화의 상징을 갖고 있는 해수관음상을 각 부분별로 나눠 컨테이너를 이용해 제주항으로 들여왔다. 5년 전 제작된 불상은 42m로 동양최대 높이를 갖추고 있지만, 제작에 참여한 스님의 지병으로 완성되지 못한 채 개인이 소장하고 있었다.
S사찰은 해당 불상은 지난 해 5월 30일 사찰에 안치돼 있는 일본 모 스님 1주기에 참석한 제자들이 종전 70년·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기증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H스님은 태평양 전쟁 당시 학도병 지휘관으로, 오키나와 전투 당시 희생된 740명의 한국인 청년병사들의 영혼과 함께 하고 싶다며 제주에 안장해 달라 유언을 남기고 입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사찰 관계자는 “해당 불상은 H스님 제자들의 뜻에 따라 일본에서 제공받았다”며 “향후 조립·도금 과정, 일루미네이션 빛과 색채 디자인 연출 과정을 거쳐 6개월 뒤쯤부터는 도내에서 유일한 야간관광 명소로도 활용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불상이 아닌 일본 불상을 이용해 제주의 야간관광 명소로 활용하겠다는 사찰 측 입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제작한 거대 불상을 ‘굳이’ 제주에 들여와 설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건축물, 철탑 등에 대한 규정(고도 제한 등)은 있지만 불상, 석탑 등 조형물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면서 “다만 관련 규정을 살펴본 후 불상 건립에 대한 입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