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제주출입국 관리 시스템
구멍 뚫린 제주출입국 관리 시스템
  • 제주매일
  • 승인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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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던 베트남인 59명이 일시에 사라져버린 건 지난 1월의 일이다. 1월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전세기를 타고 제주에 온 뒤 이튿날 자취를 감추었으니 벌써 100일을 넘겼다.

그런데 사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잠적 이튿날부터 2월8일까지 33명을 검거, 강제 출국 조치한 뒤 한달 여만인 지난 달 16일 3명을 추가로 검거한 게 고작이다. 여전히 23명의 행적은 묘연하다. 검거가 추가되지 않으면서 수사는 답보 상태인 듯하다.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의 한계는 아닌지 걱정이 크다. 이들에게 제주의 관문 관리를 그대로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물음표다. 잠적한 이들이 불법취업을 목적으로 한 베트남인들이었기에 망정이지 ‘나쁜 마음을 먹은’ 테러집단의 일원이었다면 하는 가능성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걱정을 키우는 것은 이번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제주국제공항의 큰 구멍이다. 잠적한 베트남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불법취업을 알선한 혐의로 구속된 베트남인 응모씨(36)가 위조여권을 이용해 두 번째 입국한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응씨의 경우 2007년 위조여권으로 입국, 2010년 3월 불법체류 등으로 강제 출국됐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월 다시 위조여권을 이용해 ‘버젓이’ 제주공항으로 입국, 제주에 거주하며 다른 베트남인들의 불법 취업을 알선해온 것이다.

제주도의 출입국 관리에 구멍이 뚫렸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위조여권으로 ‘제집 드나들 듯’ 들어왔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제주도, 아니 대한민국 법무부의 출입국 관리시스템에 대한 각성과 전반적 점검을 촉구한다.

잠적 후 불법체류 외국인 숫자가 매년 증가, 4300여명을 웃돌 고 있다. 효율적 검거도 이뤄지지 못하면서 구멍 막는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들에게 쉽게 보여지며 대한민국의 국격이 떨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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