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살기 위해 목소리를 낸다”
“평화롭게 살기 위해 목소리를 낸다”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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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국제평화영화제 포럼 ‘강정-오키나와, 섬들의 연대’로
히로지 의장 “미군기지 반대투쟁 이유·오랜 투쟁 방법 소개”

강정은 묻는다. ‘평화’가 무엇인지. 강정은 지난 10여 년 동안 이어진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통해 제주에서 ‘평화의 상징’이 됐다. 평화의 섬에 군사기지가 양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오히려 그 현장을 ‘평화의 증거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강정국제평화영화제가 열린 둘째 날 ‘강정-오키나와, 섬들의 연대’라는 주제로 평화포럼이 열렸다. 이날 평화포럼이 열리는 강정마을 내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는 반군사기지 운동을 선도하며 평화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 헤노코 지역 주민들이 평화 연대를 약속하기 위해 강정 주민들과 함께 자리했다.

이날 평화포럼에는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과 홍기룡 제주군사기지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박찬식 충북대학교 교수, 야마시로 히로지 오키나와 평화운동센터 의장, 나가미네 미나코 오키나와 교사 등이 참석해 발언을 진행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헤노코 지역 주민들의 반대 투쟁 방법이었다. ‘아메바 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이들이 오랜 시간동안 지치지 않고 일본정부와 미국에 대응 할 수 있었던 방안을 몸소 제주에서 증명해보였다.

오키나와 평화운동센터 야마시로 히로지 의장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매일 아침 9시마다 부르고 있다는 활동 노래를 우렁차게 부르기 시작했다. 그 노래는 슬프거나 통곡의 노래는 아니었다. 또 히로지 의장을 따라 함께 따라 부르는 활동가들의 표정도 무척이나 밝고 자신감에 넘쳤다.

히로지 의장은 “우리는 매일 10시간 동안 반대 투쟁 운동을 하는데, 그 중 반 정도를 활동가들과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보낸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기동대가 몰려오면 우리는 도망을 가고, 그들이 돌아가면 우리는 다시 그곳으로 간다. 있는 듯 없는 듯 활동하는 이 투쟁을 우리는 ‘아메바 행동’이라고 부른다”며 “우리는 체포자와 부상자를 내지 않는 의연한 행동을 통해 우리의 승리를 이끌어 나가고자 한다”고 굳은 의지를 표현했다.

히로지 의장은 또 “우리는 특정한 주의를 원해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우리가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다. 이것이 우리가 연대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오키나와현 헤노코 연안에는 미군 해병기지를 건설하려는 미국·일본 정부에 맞서 ‘헤노코 신기지 건설 반대’ 운동이 진행 중이다. 20년 동안 이어진 이 운동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전개 양상과 반대 운동들이 여러모로 닮아 있어 ‘끝나지 않은 전쟁’을 지속 중인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에게 새로운 평화투쟁 운동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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