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운영 중인 ‘양심주차장’은 주차율 향상과 성숙한 주차문화 확산을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얌체족만 양산하는, 사실상의 ‘비양심 무료주차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양심주차장은 시간당 500원씩 계산해 무인정산기에 요금을 투입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제주 로터리와 병문천 공영주차장 등 주로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에 설치해 시민들의 편익을 도모하고 있지만 결과는 영 시원치가 않다.
지난 2011년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신제주 양심주차장의 경우를 보자. 이 주차장에서 수금된 주차요금은 올해 1월 7만8000원, 2월 8만6000원, 3월에는 조금 늘어 13만9800원을 거뒀다. 본격적인 운영 이후 한 달 평균 수금액이 10만원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병문천 양심주차장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2013년 3월부터 운영한 이후 매월 수금된 평균 주차요금은 고작 5~6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꽉 차있는데도 그렇다. 인근 상인들에 의하면 주차요금은 고사하고 장기로 주차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시민 편의를 위한 실험적인 양심주차장이 오히려 양심 불량자만 양산시키고 있는 셈이다. 차제에 제주시는 아무런 효용도, 효율도 없는 양심주차장을 유료주차장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 ‘선의’를 베풀어도 이를 달갑지 않게 여기고 악용한다면 ‘패널티’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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