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주차요금 내지 않아
매월 수입 10만원 내외 그쳐

주차율 향상과 성숙된 주차문화 확산을 위해 도입‧운영 중인 ‘양심 주차장’이 일부 운전자들로 인해 ‘비양심 무료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시 삼도2동 병문천 공영주차장. 이곳은 ‘양심 주차장’으로, 시간당 500원 씩 계산해 무인요금정산기에 요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1일 오전, 총 57면의 주차공간이 꽉 차 주차선이 아닌 곳에 차량들이 세워져 있을 정도로 이용자가 많다.
또 다른 양심 주차장인 신제주 로터리 공영주차장, 차량 통행량이 많은 위치답게 오고 가는 차량들이 이어 진다.
하지만 이런 모습과 달리 주차장에서 각각 정산된 요금은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제주시에 따르면 신제주 로터리 양심주차장에서 수금된 금액은 올해 1월 7만8630원, 2월 8만6730원, 3월 13만9840원으로, 2011년 4월 운영 이후 수금액은 한 달 10만원 안팎이다.
병문천 양심주차장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올해 1월 5만3100원, 2월 5만3680원, 3월 6만5850원으로, 2010년 3월 설립 이후 매월 약 5~6만원 선에서 수금되고 있는 실정이다.
양심 주차장의 명칭이 무색하게 ‘비양심’적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신제주 로터리 주차장을 종종 이용한다는 최모(42)씨는 “제재하는 제도나 사람이 없어 (기분이)내킬 때 돈을 낸다”며 “낼 필요성도 그다지 못 느낀다”고 밝혔다.
병문천 주차장 인근 상가 업주 김모(50대)씨는 “오랫동안 세워놓는 차가 절반”이라며 “요금을 내려는 사람도 거의 없고, 내봤자 갖고 다니기 불편한 잔돈 없애는 정도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가 신제주로터리 주차장 등을 일주일 동안 관찰해 본 결과, 2~3일에 걸쳐 주차된 차량들을 발견했으며, 주차요금을 내지 않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운전자들을 심심치 않게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장기주차 등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 위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취지에 맞게 도민 양심에 맡기고 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관리 인력을 확보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는 회전율 및 미수금 문제 등으로 2010년 양심 주차장으로 운영되던 제주시청 앞 주차장을 2014년 2월 유료주차장으로 전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