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주)의 송유관 매설공사가 벽에 부닥치면서 유류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현대오일은 계통유류 공급을 위해 지난 4월 29일 북군으로부터 최종허가를 받고 애월항~고래리 저유소간 송유관 매설공사에 착수했다.
이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6월 중순쯤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진척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송유관 지역 주변에 있는 애월리 용해동 16가구 주민들이 환경오염과 폭발사고 위험 등을 들어 물리적으로 공사 진행을 막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현재 양측이 법원에 각각 공사금지와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 법정으로까지 비화된 상태다.
법원은 가처분신청과 관련한 심리를 6월중에 2차례 벌였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3차심리는 오는 22일 있을 예정이다.
이처럼 송유관 공사가 난관에 봉착하면서 업체측이 애를 태우고 있다. 현대오일은 송유관 시설 미비에 따라 탱크로리를 이용하는 비상수단을 쓰고 있다. 경유의 경우 유조선 동원, 급유하고 휘발유와 등유는 탱크로리에 직접 싣고 와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정상적인 방법보다 물류비가 10배 이상 들어 누적 적자가 쌓이고 있다. 더군다나 유조선을 동원한 급유도 9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허가를 받고 추진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류사용이 급증하는 동절기에 가면 현 수송방법으론 공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대오일의 최근 도내 하루 유류공급량은 1만2000~1만5000드럼. 동절기에는 5만드럼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공사기간 등을 감안할 경우 송유관을 둘러싼 문제는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매듭이 지어져야 현대오일의 원활한 계통유류 공급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현대오일의 제주진출은 농업용 면세유는 물론 도내 전체적으로도 유류값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며 “관계당국이 보다 큰 시야에서 이 문제를 다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