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의욕이 넘쳤다. 때문에 기대 또한 매우 컸다. 하지만 결과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제주관광공사(JTO)의 시내면세점 이야기다.
JTO는 당초 브랜드 유치와 관련 수입 60%, 제주지역제품 20%를 포함한 국산 40% 비중으로 매장을 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주요 ‘명품(名品) 브랜드’ 유치에 실패하고 개점시한에 쫓기면서 올해 2월 반쪽으로 오픈했다.
개점 2개월이 흐른 지금도 별다른 진척은 없다. 지난달 중순 세계적 면세사업자인 DF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면세사업 성공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명품 브랜드 유치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설명을 않고 있다.
JTO는 매출 규모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월 매출이 고작 1억~2억원 내외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게 사실이라면 사실상 ‘개점휴업(開店休業)’ 상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 속 전체적인 국내 면세점 이용고객의 구매단가도 떨어지고 있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처음 JTO가 설정한 올해 시내면세점 매출목표는 650억원이다. 현 상태에선 목표 달성은 커녕 목표액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파다하다. 이와 관련 JTO 관계자는 “현재 명품 브랜드 유치단계에 있어 속단(速斷)은 내릴 수 없다”면서도 “이사회 승인 등을 거쳐 매출목표를 재설정하고 운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는 5월 2단계로 프리오픈을 하고, 늦어도 10월까지는 브랜드 입점을 마무리할 계획임을 밝혔다.
면세점 사업의 성패(成敗)는 명품 브랜드 유치와 입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JTO 면세점이 들어선 곳은 중문 롯데호텔(옛 롯데면세점 자리)로 ‘입지’를 탓할 바는 아니다. 관건(關鍵)은 어떻게 명품 브랜드를 가능하면 빨리 유치하느냐다. JTO에 면세점을 잘 아는 전문가가 있는지도 이 기회에 돌아볼 일이다. 면세점은 그 무엇보다 전문적 식견이 요구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