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3명 '구사일생'
벌써 23명 '구사일생'
  • 김상현 기자
  • 승인 200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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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수영 삼가하고 현장 통제 잘 따라야"

지난 12일 낮 12시 20분께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에서 순찰 중이던 서귀포경찰서 홍용석 경장의 몸놀림이 빨라졌다.
해안선 남쪽 50m 지점에서 유모씨(35)가 물놀이 도중 높은 파도에 부딪쳐 휩쓸려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기에도 유씨의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아찔하게 느껴졌던 홍 경장은 재빠르게 고무보트를 이용해 동료들과 함께 출동했다.
무사히 구조된 유씨 사이로 웅성거리며 모여든 피서객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지난 6일에도 해안선 남쪽 200m 지점에서 높은 파도에 휩쓸려 가는 20대를 튜브로 이용해 구조한 홍 경장은 "정말 많은 인파가 몰리면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한 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대원들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10일 우리 나라 최고를 자랑하는 이 곳 중문 해수욕장엔 올해 가장 많은 3200명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마가 사실상 종료된 지난 주말부터는 1800~1900여 명이, 평일인 20일도 1100여 명이 찾으면서 수상구조요원들은 피서객과는 달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중문 해수욕장은 개장 첫날인 지난달 26일 물놀이하던 20대가 실종된 채 발견되기도 해 아픈 기억이 있다.
경찰, 해경, 119 대원 등 15명이 포진된 여름파출소의 소장격인 김계완 경사는 "개장에 맞춰 대원들이 투입되지 못한 게 아쉬웠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구조임무를 맡고 있는 제주해양경찰서 소속 오창범 경장은 "아름다운 바다를 즐기며 사람들을 돕는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귀포소방서 좌원봉 소방장은 "날씨가 좋지 않거나 밤늦게 술을 마시면 바다에 들어가지 말아야 함에도 자신의 수영실력을 믿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꼭 있는데 제발 통제에 잘 따라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17일까지 중문해수욕장에 가장 많은 9440명 등 도내 10개 해수욕장에 21만 4970명이 피서객이 찾았으며, 이 가운데 23명이 구조대원들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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