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트렌드 선제적 대응 필요
1인가구·집밥·셀프 문화 등 증가
지속적으로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무너지고 있다. 농업환경도 경기둔화와 내수부진·기후변화·수입농산물 증가·생산지간 경쟁 심화 등으로 예전과 같이 근면성만으로는 안 되는 뭔가 창조적인 활동이 필요한 시대로 변했다.
사회현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경향과 변화의 방향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16 농산업 트렌드 6가지’는 변화에 대한 농가의 선제적 대응의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첫째, 1인 세대의 증가다. 통계청에 의하면 2000년 16%였던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 27%로 늘었고, 2020년에는 30%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혼자 놀기, 나 홀로 식당 등 다양한 사회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조금 비싸도 몸에 좋거나 믿을 수 있는 것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앞으로 농가 입장에서는 유통라인은 짧고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 가능하며, 소량씩 살 수 있는 판매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둘째, 집밥·셀프문화의 부상이다. 지역별로 독특한 재료와 장맛으로 차별화하는 향토음식이 매력적인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의 저성장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셀프문화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셋째, 힙스터(Hipster) 문화의 부흥이다. 힙스터란 1930년대 재즈음악 마니아들을 일컫던 말로, 현재는 나만의 개성을 강조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나만 알고 즐기는 장소를 찾고 SNS 등을 통해 자랑거리로 삼는 경향이 강하다. 유행에 상관없이 예스러움을 그대로 살리는 농촌가옥, 지역놀이, 공예품을 활용한 농촌체험과 관광이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
넷째, 개념소비와 자급자족이다. 어떤 물건을 살 때마다 기부나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주는 착한 소비 마케팅이 사회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 2015년 제주감귤의 새로운 유통개선을 위해 시도한 ‘카카오파머’와 음식을 기부하는 캐나다의 ‘밀쉐어’는 좋은 사례다. 또한 취미에 가까웠던 도시농업은 이제 생활 속으로 들어가 유럽식 여가와 생산 활동으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섯째, 공유경제와 지역공동체다. 렌탈(대여)사업 확대와 연계한 농촌관광서비스 개발과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 도시가 싫은 사람들을 모으는 힐링 공동체 등이 주목된다.
여섯째, 온 디맨드(On Demand, 주문형이면서 맞춤형이고 간편한) 경향이다. 스마트폰과 연계되어 검색·주문·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간편함을 요구하는 소비자를 강하게 유입할 것이다. 스마트 팜, 독거노인 안전관리 등 IT기술과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결합될 경우 농촌지역 고령화에 대한 복지수단으로서도 가치가 있을 것이다.
농산업 트렌드를 보면 소량화·개성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꾸러미 사업·체험·관광·향토 맛집 등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생산 뿐 아니라 판매를 잘하는 상인의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농업인의 이익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마음가짐을 갖고 생산·품질·유통혁신에 대해 서로 협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기술원에서는 방울양배추와 같은 새로운 작물 도입, 농외사업장과 소규모 6차사업장 수다뜰, 농촌교육농장 육성, 스마트팜 지원, 생활농업 활성화, e비즈니스 교육 등 새로운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한 사업들을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제자리걸음은 결국 퇴보를 의미한다. 새로운 사고로 제주의 농산업을 변화시켜 나가는데 농업인들의 많은 협조와 노력을 부탁드린다.
잭 웰치 전 GE회장의 말을 되새기며 각오를 다지자.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라. 변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처하기 전에 먼저 변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