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분석>제주 민심, 정부·여당 동시에 심판
<총선 분석>제주 민심, 정부·여당 동시에 심판
  • 특별취재팀
  • 승인 20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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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흔들기’ 방조 반감
‘원희룡마케팅’도 실패

제주에서 12년 동안 굳건히 지켜왔던 야당의 저력이 이번 제20대 국회의원선거(4·13 총선)에서 발휘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주 3개 선거구를 16년 동안 수성한 반면, 새누리당은 다시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4·13 총선에서 제주 민심은 박근혜 정부와 여당 심판론으로 기울었다. 도민들은 국가 추념일로 지정된 4·3추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해 그동안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길 원했지만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는 보수단체의 ‘4·3 흔들기’에 중앙정부도 지난 1월 4·3희생자에 대한 재심사를 제주도에 요청하며 거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도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중앙정부와 여당 후보를 한데 묶어서 심판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민이 4·3의 정신인 ‘화해와 상생’을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안보와 이념 논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거운동 막바지 제주를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안보를 포기한 정당, 반대만 일삼는 운동권 정당”이라는 자극적인 말로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나섰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번진 새누리당 중앙당의 공천 파동의 여파가 제주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민주당도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 등 총선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이 있었지만, 이번 결과만 놓고 볼 때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덜 나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2014년 압도적인 지지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배출한 분위기를 이어 이번에 도내에서 최소 2개 의석 확보를 자신했다. 여기에 원희룡 지사 역시 힘을 보태는 듯 한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3개 선거구에서 각 1명씩의 예비후보가 원희룡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대형 걸개그림으로 만들어 이른바 ‘원희룡 마케팅’을 했다. 그러나 3명 중 2명이 경선에 조차 오르지 못했고, 경선을 통과한 양치석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의 벽을 못 넘었다. 이번 선거에서 ‘원희룡 마케팅’은 실패한 셈이다. 여기에 선거 기간 동안 불거진 새누리당 후보들의 각종 의혹 논란도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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