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투표소 “선관위가 투표 방해하는 느낌”
외진 투표소 “선관위가 투표 방해하는 느낌”
  • 특별취재팀
  • 승인 20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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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숨겨진 듯’ 접근성 고려 안돼 원성 자자
“겨우 찾았는데 주차 못해 선거 포기” 제보도
▲ 4·13총선을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일부 투표소를 유권자들의 접근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선정, 원성을 샀다. 사진은 민원이 제기된 삼양동제3투표소인 도련1동경로당은 번듯한 마을회관을 뒤에 나무와 전봇대에 가려 보일 듯 말듯하다. [제주매일 독자제보]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일부 투표소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접근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오히려 투표를 방해했다는 민원이 일었다.

13일 오전 제주시 삼양동제3투표소인 도련1동경로당 앞으로 투표하러 온 시민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날은 국민으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즐거운 날이지만, 투표장을 찾은 주민들은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몇몇 주민들은 선관위 관계자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김모(42)씨는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좁고 외진 곳에다가 투표소를 정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유권자들과 술래잡기 하자는 것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모씨(42·여)는 “같은 장소라도 크고 번듯한 마을회관이 있는데 그 뒤 조그만 경로당에, 그것도 경로당 글자도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투표소를 설치했다”며 “선관위가 투표를 방해하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비난했다.

한모(34·여)씨도 “위치를 도저히 못 찾아서 택시 기사님과 함께 지도를 보며 경우 찾아왔다”며 “공간도 넓고 주차도 편한 오름중학교와 도련초등학교 등이 근처에 있는데 선관위에서 왜 이곳에 투표장소를 정했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지적했다.

제주시 아라동 제2투표소(간드락 마을회관)도 비슷했다. 마을회관이 동네 골목 안쪽에 위치, 찾기 어렵지만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은 골목 한 군데에만 설치됐다.

마을회관 앞마당 주차장도 협소, 주차할 수 없어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와 버렸다는 제보도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투표소 입구를 막고 있는 차량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선관위의 변명도 빈축을 사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원래 도련1동에는 주민들이 많지 않아서 경로당에서 투표를 했었다”며 “인근 아파트 입주가 올해 2월부터 진행돼 미처 주민들 수를 파악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으나 삼화지역 아파트 입주는 지난해부터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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