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예술 인생 강요배를 만나다
40년 예술 인생 강요배를 만나다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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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립미술관 15일부터
‘강요배-시간 속을 부는 바람’展

제주도립미술관이 마련한 초대기획전 ‘강요배-시간 속을 부는 바람’展이 오는 15일 시작된다. 이번 전시는 1976년 관덕정 대호다방에서 열린 강 작가의 첫 개인전 이후 4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전시다. 강요배 작가의 어린 시절 습작부터 최근 작품까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주목되고 있다.

모처럼 열리는 전시를 앞두고 12일 작가와 기자들이 전시장에서 마주했다. 한국민중미술 1세대 작가로 대표되는 강요배는 평생 그려온 그림들과 인생의 매 시기를 고민하고 천착한 주제에 대해 풀어놨다.

작가는 “세상이 어떤 존재인지 현상을 모방하고 학습했던 10대, 상징적인 것에 대해 고민하고 막연하기만 했던 20대, 삶과 인간, 그리고 죽음에 대해 생각했던 30대. 그러한 고민이 결국은 ‘동백꽃 지다’로 귀결됐다”고 설명했다.

‘동백꽃 지다’는 강요배의 대표적 작품이다. 아직도 제주 역사의 상흔으로 남아있는 제주4·3을 50여점의 그림을 통해 반성과 심심한 위로를 함께 전한 그의 역사적 예술혼이 담긴 작품들은 국내외 많은 사람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동백꽃 지다’ 창작 이후 대중들에게 사상과 철학만을 가진 인물로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작가는 “나의 고민의 방향은 역사만이 아니다. 지금 나의 행보를 ‘퇴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사람에게는 나이에 따라 고민과 관심을 갖는 대상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고 작품의 변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실제로 작가는 마흔 살이 돼 제주도로 귀향하고부터 제주의 자연을 통해 본인 마음속에서 격동하는 리듬들을 그림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강요배 작가가 어둡고 진중함만을 가진 4·3대표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일 수 있겠다.

아직도 작가 강요배는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한다. 실존하지 않는 ‘자아’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미지의 조각’들을 만들기 위해서다.

작가는 말한다. “침전물을 만들어야 한다면 좀 더 가라앉혀서 진정한 앙금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 아니면 다른 작용을 거쳐 더 강력한 것을 만들어야 돼. 이것이 내 남은 인생 말년의 과제인 것 같아”라고.

아직도 꿈을 꾸는 강요배 작가의 전시는 오는 7월 10일까지 이어진다. (문의=064-7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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