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한다
우리 아이들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한다
  • 남진희
  • 승인 2016.0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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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의한 아동폭력 충격
표면화 사례 늘면서 걱정도 늘어
부모 포기 ‘범죄’ 용서 안돼

소중한 생명체 인식 중요
‘부모교육’ 등 사회 시스템도 필요
국가가 아이들 지키기 나서야

몇 년 전에는 어린이집이나 학교 교사들의 아동폭행 문제에서 이제는 부모에 의해 끔찍하게 폭행당하고 사라져간 아이들의 끔찍한 소식은 우리들을 너무나 당혹시키고 있다. 태어난 순간부터 사랑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인 아이들을 어떻게 학대하고 폭행할 수 있는가? 어떻게 친 자식을 굶겨죽이고 때려죽일 수 있는가?

너무나 끔찍해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실제로 가정에서 일어나는 신체적인 학대 이외에 정서적인 학대까지 합하면 그 수가 더 많기 때문에 아동학대는 큰 사회문제다. 때문에 아동폭력문제를 사회 국가적인 측면의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는 소리들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부모의 마음을 모원단장(母猿斷腸)으로 비유한다. 자식의 문제는 ‘창자가 끊어진 것 같은 슬픔’에 버금간다는 말이다. 과거 진나라 병사들이 강을 지날 때 원숭이 한마리가 비통하게 울며 달려와 배 위까지 뛰어 올랐으나 죽고 말았다. 원숭이의 배가 이상해서 갈라보니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고 한다. 병사 1명이 새끼원숭이를 잡아 배에 올랐고 이를 안 어미가 자식을 되찾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창자가 끊어지도록 달린 것이다. 사람들 뿐 아니라 한낱 미물도 어미의 모성애는 참으로 지극함을 말하는 고사성어다. 아비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원단장 같은 지극한 자식사랑은 아닐지라도 ‘인간다움’을 포기한 부모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서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 인간다움을 포기한 그들만의 문제로 돌리거나 가정의 문제라고 터부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책임감을 느끼고 성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아이가 자신들의 소유물이 아니라 존엄한 생명체라는 것을 부모는 인식해야 한다. 부부가 사랑을 해서 얻은 소중한 선물임은 틀림없지만 동시에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키워야할 책임도 주어짐을 알아야 한다.

둘째, 가정을 화목하고 안정되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부모가 되는 교육을 일찍부터 시켜야 한다. 정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 출산을 하다 보니 경제적 어려움이나 가정불화가 생기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는 대부분 행복해 하지만, 여러 가지 부족한 요소들로 인해 힘들고 고통 받는 감정을 가질 때가 없지 않다. 그렇다고 아이를 화풀이하는 대상으로 여기거나 자신의 처지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자녀에게 그 감정이 투사되거나 전이돼 필요이상으로 강압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준비된 부모가 될 수 있도록 부모교육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교육시스템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제도가 절실하다. 경제적·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우가 많은 사람들이 패배감과 좌절감을 상대적으로 약한 자녀에게 폭력적으로 풀거나 자녀를 ‘짐’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폭력과 학대는 대물림 현상이 많아 소외된 사람을 챙기고 보살피는 일은 폭력과 학대의 대물림을 예방하는 일이다.

아동학대는 가해자가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는 점과 사회로부터 피해 아동들이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가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아동폭력이 표면화되는 건수는 많아지고 있다. 이제 시작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크다. 출생신고만 하고 예방접종 등 의료기록이 전혀 없는 4~6세 영유아가 무려 809명에 달한다고 한다. 태어나자마자 금이야 옥이야 키우며 아프기라도 하면 밤새워 간호하고 필수예방접종을 위해 달력에 체크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그 기록이 없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말 없는 이 아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더 이상 ‘무능한 사회’가 돼선 안 된다. 올해 1월 출생아 수와 결혼 건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결혼하기도, 아이를 낳기도 팍팍해진 세상에 감사하게 태어나준 우리 아이들만큼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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