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경사·높은 문턱 등 전체 228개 중 25%

제20대 총선 투표를 위해 설치된 도내 전체 투표소 4개소 중 1개소 꼴로 장애인의 접근이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하 장애인포럼)이 지체장애인 5명과 비장애인 1명으로 모니터링단을 구성,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도내 전체 228개 투표소 가운데 2014년 지방선거 당시 편의시설이 미비 또는 잘못된 57개소와 새로 추가됐거나 변경된 16개소, 재조사 7개소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7일 장애인포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80개소에 대해 3가지 편의시설(주출입구, 문턱 등 높이 차이, 출입문)의 적절성 여부를 평가한 결과 57개소(적절 23소)가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부적절 원인에선 ‘높이 차이’가 46개소로 가장 많았으며 ‘출입문’ 27개소·‘주출입구 접근로’ 11개소로 집계됐다.
이도2동 제8투표소 도남초 체육관의 경우 입구에 경사로가설치돼 있으나 급경사여서 휠체어 등 사고 위험이 높으며, 삼도1동 제2투표소 서광노인복지회관은 출입구 내부 턱이 한 뼘 이상으로 높아 휠체어의 이동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부적절 평가를 받은 57개소는 도내 228개 투표소를 기준으로 4개소 당 1곳이어서 행정이 ‘안일함’으로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014년 선거 때도 조사를 진행, 부적절 사항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개선되지 않으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애인포럼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 선관위가 이번 총선 때는 개선할 것을 약속했지만 조사 결과 거의 모든 곳에서 달라진 게 없는 실정”며 “국민 모두가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