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컨트롤타워인 서울 세종로 종합청사가 한 대학생에 의해 무참하게 뚫렸다. 이는 ‘대한민국의 심장부’가 뚫린 것으로, 이 정부의 한심한 보안 대책과 무능력(無能力)이 다시 한번 그대로 노출된 꼴이다.
정부의 보안(保安) 불감증도 문제지만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이 또 있다. 종합청사를 ‘제집 드나들 듯이’ 한 장본인이 바로 우리 지역의 제주대학교 학생이란 점이다. 송 군으로 알려진 이 학생은 제주대가 추천한 ‘지역인재’로 이번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송 군은 훔친 공무원 신분증을 이용해 올해 2월 말부터 정부종합청사를 수차례 드나들었다. 지난달 26일엔 결정적인 범행도 저질렀다.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PC에 침입해 자신의 필기시험 성적을 45점에서 75점으로 올리고,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추가한 것이다.
송 군은 지난 2년여 동안 공무원시험 준비에 매달려 왔다. 그리고 올해 총장(總長)의 추천을 받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으나 결과가 썩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이 끝난 후 성적이 낮게 나왔다고 하소연 하는 등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유야 어떻든 송 군은 명백한 범죄행위를 저질러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오죽하면 이런 무모한 방법을 택했을까 안타깝기도 하다. 구멍 뚫린 보안도, 젊은이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것도, 어쩌면 정부의 책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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