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청렴거울이 되자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청렴거울이 되자
  • 오영희
  • 승인 2016.0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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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길 신호대기 중에 우연히 한 중학생의 이상한 행동을 목격하게 됐다. 초록불 신호를 기다리던 학생은 잠시 주위를 살피더니 손에 들고 있던 과자봉지를 가로수 밑 화초 사이에 깊숙이 집어넣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유유히 사라졌다.

길에 버린 쓰레기는 누군가 줍기라도 하지만 이처럼 화단 깊숙이 쑤셔 넣은 쓰레기는 남의 눈에 오랫동안 안 띄어서 좀 체로 발견하기 어려워 골치라는 기사를 언젠가 본적이 있다. 나 역시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둔 엄마로써 과연 내 자식들도 밖에서 저렇게 아무런 죄의식 없이 무감각하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있지나 않은지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는 흔히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과연 처음부터 그 학생은 양심을 버리는 아이였을까? 비록 길가에 쓰레기를 버린다는 것이 하잘 것 없는 일일수도 있지만, 한 나라의 청렴의 척도를 측정하는 기준은 개개인의 올바른 가치관에 근거한 아주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여겨지기에, 그 책임은 바로 올바른 가치관 정립에 좋은 모델이 되지 못한 우리 어른에게 있지 않을까?

제주시는 지난해 전국공공기관 청렴도 평가결과 2등급을 받아 청렴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올해에는 청렴 1등급 달성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는 청렴 기고 모음집을 발간해, 공직내부의 청렴마인드 향상 및 확산을 위해 한층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청렴 기고 모음집에는 청렴의 사전적 정의에서부터 정약용을 비롯한 선조들 이야기, 외국의 청렴 고위 공직자들의 예와, 공직자로써 갖추어야 할 태도 등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적어도 청렴이란 참되고(眞) 착하며(善) 아름다운(美) 것과 같고, 참됨은 거짓이 없음이요, 착함은 선행이요, 아름다움은 착한마음에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창밖에서 티없이 뛰노는 아이들이 해맑은 모습을 바라보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만큼만 행복과 사랑을 몸소 실천하면서 어른이 되서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주위에서 우리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런 청렴거울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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