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주기식 넘어가나” 지적
지난 1월 폭설을 발이 묶인 제주공항 체류객을 수송하기 위해 제주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의 엔진 파손 사고 조사결과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공항은 최강 한파로 지난 1월 23일 오후부터 40여시간 동안 폐쇄되며 대규모 체류객이 발생했다.
이후 한파가 잦아들고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자 대한항공은 체류객 해소를 위해 같은 달 25일 오후 11시 6분께 335석 규모의 B747-400기종을 제주공항에 내려 보냈다.
그런데 착륙도중 사고가 발생, 오른쪽 엔진 덮개 밑부분이 찌르러지고 파편이 활주로 곳곳에 흩어지면서 항공기 10여편이 지연 운항됐다. 다행히도 당시 항공기에는 승객은 타고 있지 않았으며, 기장과 승무원 부상도 없었다.
사고가 발생하자 국토교통부는 다음날 오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을 제주로 파견, 항공기 엔진 부위가 파손된 경위와 원인, 기장의 과실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그런데 사고 발생 2개월 여가 지난 지금에도 조사결과 발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통상 1개월 여가 지나면 조사결과가 발표되던 것과 대조되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해 12월말 기내압력조절장치 문제로 급강하 사고를 낸 제주항공과 지난 1월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비행하다 회항한 진에어의 경우 1개월 만에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최근 과징금까지 부과했다.
이에 반해 대한항공 사고인 경우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대형항공사라 발표시기를 늦춰가며 봐주기 식으로 넘어가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항공사의 과실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항공기의 착륙을 고려하지 않고 제설작업을 통해 활주로에 쌓아놓은 눈과 기체가 부딪치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사고가 아닌 안전장애 문제라 결론을 빨리 도출해 낼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명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 자료 분석과 사실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항공사고가 잦고 인력도 여의치 않아 늦어지고 있을 뿐이며, 조만간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