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대 ‘마르형’ 분화구...살아있는 자연 박물관
하논 생태복원 “매우부진”
서귀포시 사업추진 진전 없어 국비조차 반납위기
시의회행정사무감사 보고서 “특단대책 강구해야”
한반도 최대의 마르(maar.평평한 폭력분화구)형 분화구이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이탄(泥炭) 습지인 서귀포시 ‘하논 생태숲’ 복원사업이 별다른 진척 없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와 과련, 서귀포시의회는 19일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위원장 한기환)명의로 ‘2005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장기사업으로 750억원을 투입하는 하논 생태숲 보존 복원사업이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 없이 추진 실적이 매우 미흡하다”고 추궁했다.
서귀포시의회는 특히 “현재 하논 생태숲 일대 토지주들의 재산권 행사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비의 국비조차 반납해야 할 우려가 있다”면서 “사업 재검토와 함께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서귀포시에 촉구했다.
이에 앞서 서귀포시는 지난해 11월 서귀포시 삼매봉과 ‘웃거지’, ‘섯거지’,‘동거지’ 오름으로 둘러싸인 호근동 하논 분화구를 생물학적 다양성과 생태적 안정성 및 지속 가능성에 원칙을 운 생태숲으로 복원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서귀포시는 당시 논이나 과수원 등지로 활용되는 하논지역 61만㎡에 오는 2012년까지 750억원을 투입해 이탄습원 습지림 난대림 낙엽활엽수림 건초지 등의 식생을 복원하고 각종 전시원과 방문객 센터와 박물관 산책로 등을 갖추기로 했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그동안 분화구 복원면적의 98%를 차지하는 사유지 매입에만 해도 488억원이 소요되는 등 사업비가 엄청나 최대 50억원에 그치고 있는 산림청 보조금만으로는 사업추진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논 생태숲 복원 사업은 그 필요성과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가뜩이나 재정상태가 열악한 서귀포시의 입장을 더욱 난감하게 만들면서 사업추진을 더디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논 분화구
서귀포시 하논 분화구는 서귀포시 호근동과 서홍동 경계에 위치한 61만㎡(15만5000평) 규모의 타원형 화산체로 동서방향으로 1.8㎞, 남북방향으로 1.3㎞가 형성됐다.지난해 2월 개최된 하손 분화국 국제심포지엄 결과 이곳의 이탄습지 퇴적층은 동북아 5만년간의 고기후와 고식생 등 자연사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평가됐다.
이탄습지는 물질을 썩게하는 미생물이 부족해 꽃가루 등 식물들이 시대별로 퇴적돼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하논 분화구가 유일하다.
세종기지 남국탐험대도 이곳의 퇴적층을 굴착해 고기후 연구자료로 삼았다.
하논 분화구 일대는 그러나 현재 대부분 과수원 등이 조성돼 있는데다 서귀포 시가지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서귀포시가 한때 야구 훈련장으로 계획했다가 철회할 정도로 개발위험에 노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