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농심의 힘’을 보여주자”
“4·13총선 ‘농심의 힘’을 보여주자”
  • 현용행
  • 승인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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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추태 속 농업·농민 배려 봉쇄
농민입장 대변할 후보 선택해야

“물고기를 줘라. 한 끼를 먹을 것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평생을 먹을 것이다.” 유대교의 성전인 ‘탈무드’에 나오는 교훈이다. 자식(사람)에게 자립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라는 뜻이다.

가까운 과원의 자기 소유의 땔나무보다 멀지만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땔나무를 먼저 할 것을 강조하는 교자채신(敎子採薪)의 교훈도 비슷하다. 자기 소유 땔나무는 다른 사람이 해가지 못하기 때문에 천하의 땔나무가 떨어져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근본적인 처방에 힘쓰라는 뜻이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원대한 계획에 입각한 치밀한 준비를 주문하고 있다. 농산물 수입 개방화 정책 이후 맞이한 제주농업의 위기 대응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4·13 총선이 꼭 일주일 남았다. 선거일인 13일 늦은 밤이 되면, 그동안 총선을 앞두고 ‘친박’이니 ‘비박’이니, ‘친노’니 ‘비노’니 이전투구하면서 공천과정의 막장 드라마가 끝이 나고 당선자가 결정된다.

앞으로 4년간 국회를 이끌 갈 20대 국회의원들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견제 감시하며 국민의 뜻으로 나라를 이끌어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멸사봉공 헌신해 보겠다는 위정자 말이다.

이번 총선은 최악의 선거라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온갖 공천추태가 난무하며 정책은 실종됐다. 특히 농업·농민에 대한 배려는 거의 봉쇄됐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위헌 판결로 이미 여러 곳의 농촌지역 선거구가 사라졌다. 주요 정당에서는 당선 가능지역 또는 비례대표에 농민후보를 공천함으로써 농민들의 의회 진출을 도와야 하는데도 ‘배려’가 모자랐다.

그래도 선거를 포기 할 수 없다. 우리 농업이 1990년대 자유무역 협정시대 이후 각종 FTA와 기후변화로 현재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절대로 사라질 수 없는 산업이, 결코 포기 할 수 없는 산업이 바로 농업이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짧은 선거 운동기간 농업문제를 부각시키고 각 정당들이, 후보들이 농업 회생의 대안을 내놓게 압박해야 한다. 정치인(국회의원)이 안목이 짧아 눈앞의 성공과 사사로운 이익에만 급급해 한다면 국가관과 지도력이 부족한 것이고, 장기적인 발전은 불가능하다.

정치인(국회의원)들은 선거 때만 되면 농업·농촌 분야에 장밋빛 공약을 내세워 농민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한다. 과연 어느 후보자가 위기에 빠진 제주농업의 주요 현안과 문제점들에 대한 분명한 진단과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제주농업의 미래를 위해 실현가능한 정책과 비전,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후보자가 제시한 사항들을 실천할 열정과 능력, 전문성을 충분하게 갖추고 있는지, 유권자와의 약속인 공약(公約)이 당선 후 사라지는 공약(空約)이 되지는 않을지 반드시 따져 봐야 될 일이다.

어부가 물고기를 잘 잡기 위해서는 물고기를 많이 잡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풍어제를 요란하게 올리기보다 어구와 어법, 기술훈련에 치중하는 어부가 고기를 더 잘 잡을 것이다. 낡은 어구를 잘 손질하고 선박수리를 잘하고, 물고기 때의 생리를 연구한 어부가 물고기를 많이 잡는 것은 당연 할 것이다. 농업도 어부가 고기를 잘 잡는 원리와 같다고 하겠다.

한 마리의 물고기를 받으려고 하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어느 정당의, 어느 후보의 공약이 물고기를 잡아주는 공약이고 어느 정당의, 어느 후보의 공약이 물고기 잡는 법을 제시하고, 가르쳐 주는 공약인지 똑똑히 가려 뽑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4·13총선은 농민들이 농업·농민·농촌을 대변 할 후보를 선택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더 이상 물러날 공간이 없다. 배수의 진을 치고 농민의 손으로, 농심의 힘으로 심판해 본때를 보여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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