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정치’… 유승민을 위한 ‘변명’
‘배신의 정치’… 유승민을 위한 ‘변명’
  • 제주매일
  • 승인 201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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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전격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의 고민은 길고 깊었다”며 “저 개인의 생사(生死)에 대한 미련은 오래 전에 접었다. 그 어떤 원망도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제가 고민했던 건 저의 오래된 질문,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였다. 공천에 대해 지금 이 순간까지 당(黨)이 보여준 모습, 이건 정의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도 아니고, 상식과 원칙도 아닌, 실로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고 친박(親朴)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같은 유승민 의원의 발언에 친박계는 과연 뭐라고 반박할 것인가. 결국 정체성(正體性) 시비는 ‘개혁’의 뜻을 품은 비박(非朴) 세력들을 내쫓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공천을 주도한 이한구 위원장 등 친박계에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의 시각은 두 갈래로 나뉜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당이 유 의원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줬다는 것은 특권”이라고 강변(强辯)한다. 반면에 비박계는 “굉장히 야만적인 공천, 비겁한 행태를 보이며 나만 잘되면 나머지는 죽든 말든 상관 없다는 것인데, 이게 과연 공당(公黨)인가”라고 개탄하고 있다.

특히 정두언 의원(새누리당)은 “지금 특정인과 특정세력을 위해 진행한, 이른바 ‘공천 학살(虐殺)’에 책임이 있는 것은 새누리당 지도부와 공관위 이한구 위원장 등이다. 만약에 총선(總選)에서 패배한다면 1차적 책임을 짐과 동시에 역사에는 ‘비루한 간신(奸臣)들’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한마디만 하자. ‘유승민’은 대구(大邱)의 ‘민주주의를 가늠하는 척도(尺度)’다. 과연 대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유승민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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