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약화 자초하는 제주 골프장들
경쟁력 약화 자초하는 제주 골프장들
  • 제주매일
  • 승인 20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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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제주지역 골프장 개별소비세 감면기한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도내 골프장들은 ‘경쟁력 약화(弱化)’ 운운하며 아우성을 쳤다. 이에 제주상공회의소와 관광협회 등 경제단체들이 적극 나선 끝에 결국 ‘향후 2년간 75%를 감면’하는 선에서 소동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토록 공을 들인 개별소비세 감면(減免) 효과가 빛을 잃었다는 지적이 많다. 골프장들이 캐디피와 카트료 등을 연쇄적으로 인상하면서 제주지역 골프비용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 29곳 가운데 캐디피를 10만원만 받는 곳은 단 3곳뿐이다. 일부 골프장을 시작으로 인상(引上) 바람이 불더니, 도미노 현상이 본격화된 올 2월엔 나머지 26곳의 캐디피가 12만원으로 굳어졌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6만원에 제공되던 카트마저 일부 골프장들이 앞장 서서 10만원까지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트이용 요금이 그린피를 앞서는 기현상(奇現象)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골프장 운영 적자비용을 이제 ‘카트 장사’로 만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골프비용 상승은 이용객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경영난 가중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 업계에선 어쩔 수 없는 고육책(苦肉策)이라 하지만 스스로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꼴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그동안 신규고객 창출과 운영비 절감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을 얼마나 기울여왔는가. 스스로는 변하지 않은 채 모든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리는 해묵은 관행으론 제주지역 골프장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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