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들 ‘배움의 열정’에 박수를 
만학도들 ‘배움의 열정’에 박수를 
  • 제주매일
  • 승인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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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첫 방송통신중학교가 지난 12일 입학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방통중은 교육소외계층에게 중학교 학력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정규공립중학교다. 입학금과 수업료는 전액 무료이고, 한 달에 두 번 출석 수업과 평일 온라인 수업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제주제일중학교 부설로 설립된 제주방송통중학교 첫 신입생 모집에는 114명이 지원, 연장자 순으로 최종 43명이 합격했다. 76세 최고령 김 모 할머니를 비롯해 70대 8명, 60대 34명, 50대 1명이 입학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 늦깍이 신입생은 경제적 사정 등 여러 이유로 반평생 묻어 온 ‘배움의 한’을 풀게 됐다. 입학식 후 교실로 이동해 담임교사로부터 교과서를 배부 받았을 때 이들이 느꼈을 감격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제주4·3사건 때 아버지를 여의어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초등학교도 겨우 졸업했다는 박수자(62·여) 씨는 “학교가는 길을 너무나 기다렸다. 지금 하늘을 나는 기분이고, 기대가 무척 크다”고 방통중 입학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방통고, 방통대 과정도 밟아 나처럼 못 배운 사람들을 돕겠다”고도 했다. 박씨와 같이 못 배운 한이 가슴에 박힌 이들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도내 방통중 설립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앞으로 정원 확대 등을 통해 방통중이 만학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배움의 터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꿈을 꾸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50~70대들이 중학교 과정 입학을 결심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존경할만하다. 배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어려운 선택을 한만큼 이들이 소기의 목적을 거둬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학교 측이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도 이들의 도전정신을 본받았으면 한다. 지금 우리사회 젊은이들 사이에 ‘금수저-흙수저론’이 회자되고 있다. 취업난 앞에서 자신의 불우한 처지만을 탓하며 자포자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만학도들을 거울삼아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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