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IT’ 결합 새 비즈니스 모델
간편한 가상·비대면 거래 본격화
최근 대한민국과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사건은 아마도 바둑 세계 최강 이세돌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대결이 아닌가 한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예상 밖의 3연승으로 감정이 없는 기계의 진화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 지난 13일 인류대표 이세돌 9단의 첫 승에 이은 오늘(15일) 마지막 대결 결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컴퓨터 기술발전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컴퓨터의 진화는 우리가 의식하든 안하든 일상을 바꾸게 한다. 특히 그 변화의 속도가 빠른 게 금융이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권의 핵심 화두 중 하나다. 금융의 진화라는 핀테크는 금융과 기술이 합쳐진 금융기술(Financial Technology)의 줄임말로 ‘금융과 IT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통칭한다.
사실, 정보통신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지난 수십년간 금융에는 기술이 적극적으로 응용 돼 왔으며 우리는 이미 이것을 금융혁신이라 불렀다. 상품화폐가 금속화폐로, 금속화폐가 다시 지폐와 예금화폐로 탈바꿈하고 신용시스템이 성장하는 일련의 진화과정에서 핀테크에 대한 열풍은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다.
핀테크를 쉽게 설명하면 금융의 인터넷·모바일화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금융회사 금융점포는 모바일 스마트폰으로, 금융회사 직원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핀테크 서비스로, 금융회사는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IT플랫폼(IT)으로 대치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결국 인터넷과 모바일화가 빠르게 진전돼 내 손안에 영업점과 금융 서비스, 금융회사를 쥐게 되는 셈이다.
핀테크의 핵심은 인터넷 뱅킹 금융서비스를 넘어 통신 인프라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정보통신기술 기업의 참여를 통해 차별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로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페이·카카오페이, 중국의 알리페이 등이 대표적인 핀테크 서비스다. 편의점에서 물건 값을 지불할 때 단말기에 휴대폰을 들이대도 직원이 당황하지 않는 정도까지는 왔으니 핀테크가 우리 생활에 서서히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핀테크의 발전에 따라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속속히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특징 첫 번째는 간편함이다. 인터넷으로 물건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지금처럼 공인인증서 등 번거로운 절차를 간판하게 결제하는 기술을 담고 있다. 가상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판매자가 이곳에서 돈을 찾아가는 방식이어서 얼마나 편리한 서비스인가를 상상할 수 있다.
둘째 얼굴을 맞대지 않는 비대면 가상 거래다. 점포비용이 들지 않는 인터넷 은행이 문을 열면 고객입장에서는 높은 예금금리 보장, 낮은 대출금리와 수수료 혜택을 얻을 있을 것으로 본다.
셋째 금융 소비자들의 직접 거래, 즉 개인 대 개인(P2P) 거래가 늘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의 성격상 언제 어디서든 자금 수요와 공급자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금융 소비자가 엄청나게 많은 금융 정보를 쥐고 있으니 그 만큼 금융 상품과 서비스 선택권이 강해 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금융시장의 대세는 핀테크다. 새로 등장한 ‘계좌이동’이나 ‘보험다모아’등의 서비스에 대한 금융거래 고객의 반응도 긍정적이며,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이 문을 열면 핀테크의 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제에서 시작된 핀테크 혁신이 대출·투자·자산관리 등 금융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금융혁신으로 금융서비스가 효율성을 향해 점차 진화를 꾀 할 것이다.
하지만 효율에는 불안정이 늘 수반되는 것이 금융 진화의 원리다. 따라서 핀테크를 활용한 고효율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 시스템을 이용하고 필요로 하는 금융소비자의 신뢰도 함께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