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율 전국 최하위, 누수율은 전국 최고’ 제주지역 수돗물의 현주소다. 환경부가 발간한 ‘2014년 상수도 통계’에 나타난 결과라고 하니 아마도 정확한 성적(成績)일 것이다.
이 통계에 의하면 제주도 상수도 보급률은 100%. 또 취수장 가동률과 정수장 가동률은 각각 90.7%와 91.1%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유수율과 누수율은 ‘낙제점(落第點)’을 면치 못할 정도로 관리가 엉망이었다.
2014년 기준 제주지역 유수율은 43.2%로 전국 평균 83.7%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수율(有收率)’이란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 중 요금 수입으로 받아들인 수량의 비율을 말한다. 때문에 유수율이 낮을수록 그만큼 경제성이 없다는 걸 뜻한다. 이는 제주도수자원본부가 지난 수년간 상수도의 경영효율을 내세우기 위해 통계를 부풀리는 등 조작과 은폐의 폐해가 반영된 결과다.
이와 함께 누수율(漏水率)도 43.0%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좋은 의미의 ‘전국 최고’라면 아주 기쁜 소식일 터다. 그러나 누수율 43.0%는 생산되는 상수도 절반 가까이가 도민에게 공급되기 전에 샌다는 것으로, 제주의 수자원관리에 큰 구멍이 뚫렸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상수도 행정에 관한 질타가 쏟아지자 2015년을 ‘상수도 혁신(革新)’ 원년으로 삼고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선 바 있다. 매년 400억원씩 총 3934억원을 투입해 유수율을 83%로 올린다는 거창한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그 이후의 결과는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 바로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