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들이 기상 악화로 서귀포시 앞바다로 피항하면서 불법조업은 물론 해양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서귀포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9시부터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 앞바다로 중국 어선 200여 척이 피항 중이다. 어선들은 해안선에서 300m~1km 정도 떨어진 곳에 정박해 있다.
대부분 기상 악화로 긴급 피항한 어선들이다. 기상청은 8일 오후 8시를 기해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에 풍랑주의보를 내렸다.
풍랑주의보는 10일 오후 3시를 기해 해제됐으나 제주도 앞바다(제주도 서부·북부 앞바다)와 남쪽 먼바다, 남해 서부 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발효 중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 주변 해상은 우리나라가 외국 선박의 피항지로 지정한 곳으로, 방파제 시설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의 피항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불법조업은 물론 야간을 이용해 폐어구나 쓰레기 등을 배출할 가능성이 있어 해양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정박 과정에서 선박 닻 끌림 등으로 인한 시설물 손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어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한 어민은 “제주 해상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활개를 치면서 어족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은 물론 어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날씨가 안 좋아 피항하는 것까지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최소한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며 “해경에서 중국 어선들을 보다 철저히 감시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해경은 혹시 모를 불법조업과 해양오염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100t급 연안 경비함정을 투입해 감시 체제를 강화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중국 어선을 한꺼번에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만일의 사태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중국 어선에 대한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