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비중 전년 比 16%p↑…전통시장 8%p↓
체류시간도 1시간 줄어 지역상권 활성화 한계
크루즈를 이용,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면세점 이용 집중화는 여전했다. 아니 더욱 심해졌다. 제주도가 크루즈 관광시장 성장에 따른 파급효과를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으로 퍼뜨리기 위한 정책을 추진했지만, 오히려 지역상권 외면은 심화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0일 제주관광공사가 벌인 ‘2015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의 평균 체류시간은 5.94시간으로 전년 대비 1.18시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항지에서의 방문지는 쇼핑 41.5%, 자연관광지 31.7%, 박물관 11.7%, 문화유적 3.7% 등으로 쇼핑이 주를 이뤘다.
쇼핑장소는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전체 70.6%에 달했고, 토산품 판매점 7.8%, 시내상점가 6.6%, 관광지내 상점 4.9%, 대형할인점 4.4%, 전통시장 4.1%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면세점 방문 비중은 전년 대비 16.3%포인트 급증한 반면 전통시장은 12.3%에서 8.2%포인트나 급락, 지역 상권에 미치는 효과는 더욱 미미해 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에서의 지출경비도 1년 전 보다 78달러 증가한 802.1달러에 달해 그만큼 면세점 배만 불리는 구조가 심화됐다.
제주에서의 짧은 체류시간 등의 이유로 대부분의 시간을 쇼핑에 할애한 뒤 남는 시간을 주변 관광지에서 보내는 비정상적인 관광일정 구조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음이다.
이 같은 문제는 관광객들이 제주에 기항하는 시간 동안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 등 프로그램이 부재한 탓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된다.
‘크루즈 여행목적’을 묻는 질문을 통해서도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크루즈 관광객 대부분이 크루즈 여행목적을 ‘선상에서의 프로그램 및 독특한 경험’(52.5%)이라고 응답한 가운데 ‘가족·연인과의 친목’ 17.0%, ‘기항지에서의 문화관광’은 12.7%에 머물렀다. 선상에서 대부분 시간을 할애하려는 수요를 지역상권으로 이끌어 낼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사용역을 진행한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기항지 여행상품 구매비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여행상품 구성에 있어 쇼핑을 지양하고 도심지 문화관광과 함께 외곽의 다양한 관광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주에 대한 관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크루즈 관광객은 향후 항공기를 이용해 재방문하는 관광객층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책적 목표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루즈 관광객의 불만족 및 불편사항은 언어소통(22.8%), 높은 물가(13.5%), 음식(10.9%), 출입국 수속절차(9.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출입국 절차를 제외한 모든 항목이 1년 전 보다 상승,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