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가 개점휴업(開店休業) 상태다. 무엇에 쫓긴 듯 서둘러 개관은 시켰으나 정작 운영계획은 아직도 마련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다.
지난달 29일 개관(開館)한 학습지원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660㎡ 규모로 조성됐다. 동홍동 태평근린공원의 옛 불로장생 건강체험관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아동 및 청소년이 꿈과 적성을 발견하고 스스로 학습을 설계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시설이다.
1층에는 상담실과 꿈마루, 3D프린팅실이 들어서 있고 2층엔 인재실과 창의실, 학습동아실 등의 시설과 다양한 학습기자재가 갖춰져 있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알맹이가 빠졌다. 개관에도 불구하고 운영계획이 여태 수립되지 않으면서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달에 진행될 예정인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확정되지 않았는가 하면, 이를 도와줄 보조강사 채용도 지난 7일에야 공고를 냈다. 선후(先後)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때문에 현재로선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등 학습지원센터의 정상 운영이 어려운 가운데, 학생이 아닌 학부모 대상의 특강만 가능한 상황이다. 가장 기본적인 운영 계획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왜 개관만 서둘러했는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두고 시청 안팎에선 공직사회의 고질병인 성과(成果)주의와 조급증이 도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적’을 앞당기기 위한 전형적인 행정행태라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센터는 청소년 등이 자신의 꿈과 적성을 발견해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결코 단기간에 이뤄질 사안이 아니다. 학생들이 행정의 ‘조급증’부터 먼저 배울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