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最古 ‘고산리 유적’을 아시나요”
“한국 最古 ‘고산리 유적’을 아시나요”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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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제주박물관 기획전 ‘제주 고산리, 신석기 시대를 열다’
급변한 기후변화영향 받은 고산사람들 삶과 생활양식 전시

신석기는 식량을 채집하고 뗀석기를 사용하던 구석기 단계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에서 가히 ‘혁명’이라 불린다. 인류가 자연의 의존에서 벗어나 이를 이용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기의 사용을 두고 구석기-신석기 시대를 구분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다양한 신석기 유적의 특징들이 발견되면서 생활양식 변화를 통한 의의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

제주에도 신석기 생활양식이 존재한다. 바로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대지에 있는 ‘고산리 유적’이다. 이 유적은 한국 신석기 유물 중 가장 오래 됐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생활양식으로 인해 학술적으로도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 제주 고산리 유적에서 발견된 돌화살촉(국립제주박물관)과 깊은 바리 형태의 고산리식 토기(제주문화유산연구원·복원), 왼쪽부터.

최근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성명)이 고산리 유적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제주 고산리, 신석기 시대를 열다’ 기획특별전을 시작했다.

고산리 유적은 한경면 고산리와 수월봉 앞 해안단구 대지에 넓게 형성돼 있는 신석기 전기 시대의 선사유적을 말한다.

1987년 밭을 경작하던 주민에 의해 처음 발견 된 고산리 유적은 지속적인 발굴 작업으로 석창과 주거지 등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고산리 유적이 무엇보다 특별한 점은 구석기 유물인 듯 구석기 유물이 아닌 듯하다는 점이다. 고산리 등지에서 구석기시대 대표적인 석기인 작은 돌날 몸돌과 신석기시대 대표 유물인 토기가 출토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고산리 유적을 구석기시대 전통을 가진 신석기 시대 유물로 명명하고 있다.

고산리 유물은 한반도 기후 변화와 연관이 깊다. 지구는 기온이 가장 낮았던 1만 8000년 전을 정점으로 따뜻해진다. 이후 추운 기후에 살았던 매머드 같은 대형 포유류는 사라지고, 사슴, 멧돼지와 같은 발 빠른 포유류가 등장하는 변화를 보인다.

이는 주먹토기로 동물을 사냥하던 구석기 시대에서 활과 화살촉을 이용해 사냥하는 신석기 시대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 변화상은 물고기 모양의 독특한 화살촉과 수천 점의 화살촉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 고산리식 토기.

고산리 유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고산리식 토기’다. 깊은 바리 형태로 추정되는 이 토기는 한반도의 빗살무늬 토기보단 약 2000년쯤, 가장 오래된 토기로 알려져 왔던 윤기문 토기보다도 한참 앞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제주 고산리지역이 한국 신석기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문화적 공간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오연숙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문화를 만들어 갔는지를 보여 준다”며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기획전은 오는 6월 5일까지 진행된다. 약 80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제주에 형성된 고산리 유적이 인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의=064-720-8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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