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거리에도 가정에도’ 없습니다”
“태극기가 ‘거리에도 가정에도’ 없습니다”
  • 백윤주 기자
  • 승인 2016.0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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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불구 게양하지 않아
행정마저 ‘태극기 거부’ 빈축
▲ 3·1절을 맞아 행정기관은 물론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태극기가 내걸린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왼쪽은 태극기가 없이 ‘허전한’ 신광로터리~오일장 구간의 가로등이고 오른쪽은 태극기 하나 보이지 않는 제주시내 모 아파트. 박민호 기자 mino77@jejumaeil.net

1일 제주시내 한 주거 밀집 지역. 모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 1개만이 바람에 날린다. 바로 옆 빌라는 단 1개도 걸려있지 않다.

맞은편 아파트는 사정이 그나마 낫다. 한 동에 태극기 4개가 꽂혀 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다른 동 창문 앞은 바람만 휑하니 불 뿐이다.

이렇듯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3·1절에 태극기를 단 가정을 찾아보기 힘들어져, 도민사회에서 국경일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날부터 태극기를 달았다는 서귀포시 주민 김모(58)씨는 “태극기 다는 문화가 강제적이지 않아 다들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그 의미가 잊힐까 봐 솔직히 두렵다”라고 말했다.

태극기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아라동 주민 A(26)씨는 “태극기를 달아야 하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 했다”며 “도민 사회에 태극기 달기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같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통행량이 많은 노형, 공항 등 제주시 주요 도로에 태극기가 게양돼 있지 않아 행정이 3·1절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국기법’에 따르면 국경일은 전 국민이 국기를 다는 날로 정하고 있어, 행정이 앞장서서 국경일 의미 전파에 손을 놓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노형동 주민 B씨는 “국경일인 만큼 사람이 많이 다니는 도로에 태극기 설치를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행정에서도 안 하는데 도민들에게 요구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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