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 ‘일제 잔재’ 부끄러운 자화상
사회 곳곳 ‘일제 잔재’ 부끄러운 자화상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6.0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당서 ‘욱일기 젓가락’ 주민 불쾌…“선열 애국정신 망각”
▲ 제주시내 한 식당에서 사용 중인 젓가락. 이 젓가락의 문양은 얼핏 보기엔 꽃을 형상화 한 것 처럼 보이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의 모습과 흡사하다. 박민호 기자 mino77@jejumaeil.net

일제의 침략과 수탈에 맞서 들불처럼 일어났던 3·1만세운동이 97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망각하고 있는 사이 우리들의 삶 곳곳에는 여전히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어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 전 김 모씨(52)는 제주시내 한 식당에 들렀다 불쾌감에 식사도 하지 못한 채 식당을 나서야 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유는 바로 해당 식당에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문양을 연상시키는 젓가락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시 식당주인에게 ‘왜 이런 젓가락을 사용하느냐’고 항의 했지만, 식당 주인은 ‘모양이 예뻐서 구입했다. ‘욱일기’는 잘 알지도 못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이 문양을 모르는 식당 주인도 문제지만, 우리사회 곳곳에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데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를 통해 실제 식당에서 사용하는 젓가락을 확인 한 결과, 얼핏 보기엔 꽃을 형상화한 모습처럼 보였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일제의 ‘욱일기’의 문양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었다.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주위에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일본의 육군과 해군에서 군기로 사용하면서 침략과 수탈을 일삼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45년 일제 패망 이후 ‘욱일기’ 사용은 중단됐다. 하지만 1954년 육상자위대가 변형된 욱일기를 도입하고, 이후 해상자위대 역시 군기를 ‘욱일기’로 다시 사용하고 있다.

특히, 나치스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금기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현재 일본사회에서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폭넓게 사용되면서 주변국과의 마찰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월드컵과 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의 응원기로 등장하고, 대중문화 상품 등에 ‘욱일기’ 문양이 폭넓게 사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