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대 걸쳐 살아온 ‘터전’ 빼앗길 판”
“수대 걸쳐 살아온 ‘터전’ 빼앗길 판”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6.0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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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반대 움직임 지속···관련 민원 상담도 ‘폭발’

28일 서귀포시 성산읍. 마을 도로 곳곳에 수많은 노란색·빨간색·흰색 현수막과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자손 대대로 살아야 할 땅이 없어지면 못 산다”는 호소와 함께 “지역 주민을 무시하는 일방 행정”에 대한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제2공항 건설 발표 이후 공항 예정지인 온평리, 난산리, 신산리, 수산1리 등에서는 부지 선정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성산읍 제2공항 예정지는 2565필지 586만1000㎡으로, 이 중 온평리가 434만4000㎡로 전체의 74%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고성리 60만4000㎡(10.3%), 수산리 45만8000㎡(7.8%), 난산리 40만6000㎡(6.9%), 신산리 4만9000㎡(0.9%) 등의 순이다.

성산읍 주민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한 주민은 “수대에 걸쳐 살아온 생활 터전을 하루 아침에 빼앗기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여론을 동원해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경우 제2의 강정마을 사태와 같은 갈등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제2공항 입지 선정 발표 이후 성산읍사무소를 찾는 주민들의 발걸음도 부쩍 늘고 있다. 제2공항과 관련해 상담을 받기 위해서다.

제주도는 지난달 13일 성산읍사무소에 특별지원사무소를 설치한 뒤 지금까지 152건(198명)을 상담했다. 이 중 제2공항 예정지 5개 마을의 상담 건수는 84.9%인 129건을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정보 제공이 40건으로 가장 많고, 보상·건의 30건, 소음 9건, 대토 3건, 제2공항 철회 2건, 기타 35건 등이다.

민원 내용을 보면 주민들은 제2공항 개발사업 추진 일정, 공항 예정지 내 편입과 영농 지속 여부,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공개 등을 요구했다.

또 제2공항 주변에 개발할 에어시티에 주민 참여와 지분 출자를 하는 방안, 편입부지 주민 고용 창출 방안 마련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양문 공항확충지원본부 주민소통팀장은 “상담을 해보면 많은 주민들이 제2의 강정마을 사태를 염려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불만과 불안을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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