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 현장 작업자 ‘등한시’
소나무재선충병 현장 작업자 ‘등한시’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6.0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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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장비도 없이
하루 8시간 소각
▲ 22일 제주시 한천 저류지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소각)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현장 인부들은 그 어떤 보호 장비 없이 작업하고 있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작업장에서 발생한 먼지로 코나 목이 답답해요."

22일 오전 11시 제주시 한천 저류지에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작업이 한창이었다. 소나무들을 태우는 과정에서 연기가 많이 나고 있었고, 불길도 거셌다. 하지만 현장의 인부들은 그 어떤 보호 장비 없이 작업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벌목된 소나무를 운반 작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제주도에서 보호 장비를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마스크나 보호 장비를 챙겨야 한다”며 “연기 때문에 작업이 힘들지만,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취재하는 동안 연기와 먼지 때문에 연신 기침이 나왔고, 뜨거운 열기 때문에 눈 뜨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인부들은 하루 평균 8시간 동안 15t트럭 30대 분량의 소나무를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소각하는 작업에 투입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하루에 한번 작업장에 찾아가서 지켜보긴 하지만, 우리 쪽에서 보호 장비를 제공하거나 안전 감독을 하진 않는다”며 “안전은 작업 인부들 스스로 챙기도록 유도하고 따로 관리하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행정당국의 안일한 대응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이처럼 연기가 많이 발생하는 작업 환경에서 호흡기·폐 질환 발생 우려가 높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준식 내과전문의는 “장시간 연기에 노출됐을 경우 기관지염이 올 수 있고, 작업과정에서 폐 쪽에는 먼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폐암 등 여러 폐질환이 생길 수 있다”며 “작업장에서는 꼭 마스크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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