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4·13총선 ‘원희룡 마케팅’
또 불거진 4·13총선 ‘원희룡 마케팅’
  • 제주매일
  • 승인 201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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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만 되면 ‘오얏나무 아래선 갓도 고쳐 매지 마라’는 속담이 대두된다. 특히 공직자의 경우 괜한 의심을 받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는 뜻일 터다.

‘4·13 총선(總選)’ 50여일을 앞두고 도의회를 중심으로 ‘원희룡 마케팅’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구성지 도의회 의장은 지난 16일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중용(中庸)의 도를 지키는 것도 지도자의 소중한 덕목일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다분히 도지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현우범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직접 원 지사를 겨냥했다. 그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소속정당을 갖고 있는 도지사 체제에서 처음 치러지는 이번 총선을 보면 ‘원희룡 마케팅’이 도(度)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경학 의원도 “몇몇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현수막에 원 지사가 밝고 환한 모습으로 걸려있는데 이걸 보면서 도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관련법을 확인해서 게시했겠지만 구두나 문서로만 선거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는 말 속엔 이를 묵인(黙認)하는 도지사에 대한 질타가 담겨 있었다.

어쩌면 원희룡 지사로선 억울할 수도 있다. 자신과는 무관하게 자당(自黨) 소속 예비후보들이 선거마케팅 일환으로 하는 것을 일일이 제지할 수 없는 노릇이다. 불법이나 위법도 아닌 상태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 또한 우습다.

그러나 도의원들이 지적하는 것은 ‘함께 찍은 사진’ 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빌미는 비서실장이 특정 후보의 기자회견에 얼굴을 내미는 등 원 지사측이 먼저 제공했다. 제주시의 ‘총선 여론 및 동향 파악’ 공문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계기가 됐다. 뒤늦게야 호들갑을 떨고 있는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놓고서도 모 후보와 도지사간 사전 교감설(交感說) 의혹 등 말들이 많다.

선거는 상대가 있는 싸움이다. ‘선거 빚은 3대(代)에 걸쳐 이어진다’는 말도 있다. 더욱이 도지사는 집행부의 수장(首長)으로 제 몫을 다하기 위해선 상대당 및 국회의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자리다.

때문에 선거중립이란 공직자의 의무를 떠나서, 보다 신중하고 슬기로운 몸가짐이 요구된다. 원희룡 지사와 제주도정이 선거로 인해 더 이상 구설(口舌)에 오르지 않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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