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폭력’ 멍드는 병원
‘도 넘은 폭력’ 멍드는 병원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6.0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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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욕설·폭행 사건 빈번
의료진 사기 저하 이어져

지난 14일 오후 6시50분께 제주시 지역 모 병원에서 A(48)씨가 원무과 직원에게 욕설을 하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4일 오후 8시25분께 제주시 지역 모 병원에서 B(45)씨가 고함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8월 18일에는 제주시 이도2동 모 병원 응급실에서 고함을 지르다 이를 제지한 보안요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C(58)씨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처럼 도내 병원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폭력과 소란 행위로 인해 의료진과 환자들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 제주시 모 종합병원 응급실에서는 폭력과 욕설 등 진료에 지장을 주는 행위가 매달 1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술에 취한 환자로, 폭력적인 행위를 보이며 병원의 기물을 파손하거나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시비를 거는 등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게다가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중환자를 먼저 치료한다는 이유 등으로 불만을 품고 소란을 피우는 사례도 적잖아 의료진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병원 응급실 본래의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응급의학과 의료진 사기 저하로 이어지면서 응급실 근무를 기피하는 등 전공의 지원율과 간호사 이직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간호사 김모(31·여)씨는 “근무 환경도 열악한데 험한 꼴을 한 번 당하고 나면 회의감까지 든다”며 “응급실은 여전히 간호사들 사이에서 ‘기피 부서 1순위’로 꼽힌다”고 토로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할 병원에서의 폭력과 소란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의료진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 환자들이 불편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강력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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