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일 제주감귤의 위상 추락이 심상치 않다. 겨울과일 왕좌 자리를 딸기에 내준지 오래지만 점유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1인당 소비량 역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겨울철 국내유통 과일 중 딸기와 감귤의 구성비는 각각 28%, 25.3%로 격차가 2.7% 포인트(P)였다. 이후 그 격차는 2012년 4.1%P, 2013년 5.1%P, 2014년 5.6%P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014년 감귤의 구성비는 30.4%로 이전보다 상승했으나 딸기에는 한참 뒤쳐졌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국민과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된 것이다.
이는 감귤 소비량 감소와 무관치 않다. 제주감귤 1인당 소비량은 2007년 16kg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며 작년에는 13.4kg까지 떨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인당 감귤 소비량이 2020년 13.1kg, 2025년 12.8kg 등으로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우스농법의 발달로 제철 잊은 과일들이 연중 생산되고, 대체과일 수입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시장에서 감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책이 필요하다. 소비 확대를 위해선 고품질 감귤 생산이 선결과제다. 농경연의 소비조사 결과 응답자의 56%가 감귤 소비확대의 주요 저해요인으로 ‘쉽게 물러져 보관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적절한 당산비 유지를 통한 저장기간 연장과 품질 향상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생산량 감축도 검토해야 한다. 폐원사업 추진에 따라 도내 감귤 재배면적은 2000년 26만8000ha에서 2005년 21만5000ha으로 줄었다. 그러나 폐원사업이 중단되면서 재배면적은 아직도 10년 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산 과일 수입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면 과잉생산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감귤 ‘적정 생산량’을 면밀히 산정해 필요하면 감산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농가들의 자구노력이 필요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