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이래 사상 첫 ‘급식 2부제’ 시행
개교이래 사상 첫 ‘급식 2부제’ 시행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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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바람 제주 학생수용 비상] (上)보성초등학교
인근 국제학교 영향 인구 유입 취학수요 급증
공동주택 입주 본격화되면 과포화 ‘불 보듯’

서귀포시 대정읍의 작은 학교 보성초등학교(교장 강병희)가 학생 수 급증으로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학구제로 운영되는 초등학교들의 경우 학생 수용 능력에 상관없이 학구내에 거주하는 학생을 모두 수용해야하는데 몇 년 새 학생 수가 급격히 늘면서 기자재 및 공간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보성초는 당장 내달부터 급식 2부제에 들어간다. 전교생은 138명, 급식 실 의자 수는 108개다. 의자는 늘리면 되지만 탁자를 더 놓을 자리가 없다. 2부제 시행은 1940년 학교가 문을 열고 급식이 이뤄진 이후 처음이다.

3학년 교실은 한 반 학생 수가 곧 3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읍면지역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최대 27명으로, 29명이 되면 반을 늘리도록 규정돼 있다. 현재 보성초 3학년은 26명, 근래의 학생 유입 추세를 감안할 때 29명 돌파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추측되지만 교사 수급 등의 문제로 연내 분반은 어려울 것으로 학교 측은 판단하고 있다.

강병희 교장은 “2014년 부임 당시 10명이던 유치원 원아가 18명으로 정원을 채웠고, 69명이던 1~6학년은 120명으로 51명이나 늘어나는 등 불과 2년새 학생 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공동주택 입주가 계속 예정돼 있고 현재도 전학 문의가 많은 것을 보면 학생수용 난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학생 포화 문제는 보성초의 통학구역(보성리, 인성리, 안성리, 신평리, 구억리)에 제주영어교육도시가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해외유학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고품질 정주형 교육도시를 건설해 외화 유출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제학교 3개교가 들어서 24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가운데 당초 국제학교 교직원 및 재학생 가족을 수용하기 위한 공동주택에 일반분양으로 1300여세대(라온프라이빗, 삼정G에듀, 캐논스빌리지)가 입주하면서 취학아동들이 보성초로 몰리고 있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기존 보성초에 국한됐던 교육도시 통학구역을 지난해 서광·덕수초까지로 확대했으나 분산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아직 입주가 시작되지 않은 공동주택 840여 세대(해동주택, 한신공영)와 주택건립 예정지에 2000여세대 이상이 더 들어올 것으로 예측한다면 보성초의 포화 난은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3일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들이 학교를 찾아 현장 상황을 청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관련 법상 제주영어교육도시 부지에 일반 학교를 설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동주택단지가 대거 일반분양으로 전환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특히 보성초는 문화재인 대정현성 안에 위치하고 있어 증축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까지 영어교육도시 학생들을 실어 나르던 보성초 통학버스는 해당 구역 승차인원이 탑승 인원을 초과하자 올해부터는 영어교육도시 운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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