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후 58년간 90명 졸업…한 해 1~2명 재학





4일 마라분교에서 마지막 수업이 진행됐다. 오동헌 교사는 내일 졸업을 앞둔 제자의 손을 잡고 체력 관리와 꿈을 향한 노력을 거듭 당부했다.
김영주 학생이 5일 졸업하면서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은 휴교에 들어간다.
영주 군은 4학년이던 2013년 유일한 '친구'였던 6학년 선배가 학교를 떠난 이후 5학년부터 줄곧 혼자 학교를 다녔다.
4일 마라분교장에서 만난 영주 군은 “섭섭하지만 부모님이 있는 섬을 떠나 제주시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설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영주 군은 올해 제주사대부중에 진학한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 마라도를 떠나 제주시 용담동의 고모네에서 고등학생 사촌 형과 함께 생활하게 됐다.
마라분교장은 교실과 도서관, 예체능 수업실이 30여평(90.63㎡) 남짓한 공간에 원룸처럼 모여 있다. 전교생이 한 명이다보니 교실 게시판은 영주 군의 활동 결과물들로만 채워졌다. 누구든 게시판만 보면 재학생의 이름과 꿈, 동생의 이름까지 알아맞힐 정도다.
토산초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3월 마라도로 발령받은 오동헌 담임교사는 “1991년 초임 이후 섬 근무는 처음이었다”며 “영주와 나는 동료들과 소통하지 못 하는 비슷한 처지에서 지난 1년간 서로에게 기대 지내왔다”고 회상했다.
이 곳에서는 교사와 1대1 수업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토론이나 의견수합 등 단체 활동이 불가능하다. 오 교사는 “교사로서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친구들이 북적이는 큰 학교를 동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졸업식이 끝나면 마라분교장은 재학생이 나올 때까지 휴교에 들어간다. 현재 2017학년도 입학 학령 아동이 마라도에 거주하고 있지만 입학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마라분교는 1958년 개교한 이후 58년간 90명이 졸업했다. 한 해 1.5명이 졸업한 셈이다. 끊길 듯 이어지고 이어지다 다시 끊어질 위기에 처하길 수없이 반복해 온 대한민국 최남단 가파초 마라분교장은 이제 반세기 만에 바닷바람을 홀로 맞게 됐다.
하지만 이 곳에서 바람을 타고 먼 바다를 응시하며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은 장성한 뒤 다시 섬을 찾을지 모른다. 영주 군의 아버지가 결혼 후 다시 고향에 안착해 영주 군을 낳고 기른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