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다. 도민들의 소비심리와 기업경기(景氣) 모두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1월 제주지역 기업경기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현황 BSI(실사지수)는 75로 전월 대비 5포인트나 내려앉았다.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같은 수준이다.
도내 업황 BSI는 통상 관광 비성수기(11월~2월)에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올해는 내수(內需)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포인트 더 하락하며 폭이 커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업종별 현황은 제조업이 83으로 3포인트 상승했다. 설 연휴를 앞둔 수요 증가로 음식료품 매출규모가 다소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광관련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은 6포인트 하락한 74에 머물렀다.
2월 전망 역시 부정적(否定的) 인식이 강하다. 제조업은 7포인트 하락한 80, 또 비제조업은 3포인트 하락한 75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이처럼 기업경기가 냉각(冷却)된 것은 소비심리 위축에다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그리고 내수부진을 우려하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22%)을 가장 많이 꼽았고 경쟁심화(19%)와 내수부진(16%)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경제상황은 꽉 막힌 정치권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경기악화도 문제지만 풀리는 게 아무 것도 없으니 국민들의 지갑이 열릴 리 없다. 이는 경기침체로 이어지며 악순환(惡循環)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제주도정(道政)이라도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기업에겐 용기를 주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장기적 대책이 없다면 우선 단기책이라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