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가게마다 활기 상인들 ‘함박웃음’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 가계 살림살이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설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인데 가장 좋은 것으로 장만해야지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열린 2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상인들의 목소리와 제수용품을 꼼꼼히 고르는 시민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지며 명절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꾹꾹 눌러 담고 하나라도 더 얹어주는 상인들의 푸근한 인심은 변함이 없었고, 손님들의 애교 섞인 가격 흥정까지 더해지면서 정겨움이 묻어났다.
특히 시장 안쪽에 자리를 잡은 수산물 가게는 손님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시끌벅적했다. 주부들은 차례상에 올릴 생선을 고르며 바삐 돌아다니는 상인들을 불러 세웠다.
주부 김영미(45·여)씨는 “수산물 가격이 작년보다 저렴해서 다행”이라며 “매년 설을 앞두고 오일장을 찾는데 가격도 저렴한 데다 무엇보다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날 옥돔은 3~4마리 1만5000원, 동태는 1마리 1만원, 오징어는 6마리 1만원에 거래되는 등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다소 떨어지며 수산물 가게 주변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경기가 좋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던 상인들은 몰려드는 손님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설 대목 특수에 이날 만큼은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과나 배 등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장사가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과일류는 작황이 좋아 사과 5개 1만원, 배 4~5개 1만원, 단감 5개 5000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대를 보였다.
장보기에 열중해 미처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 손님들은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또 다른 손에는 호떡이 담긴 종이컵을 들고 다니는가 하면 좁은 골목에 서서 떡볶이·튀김·순대 등을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주부 박영미(52·여)씨는 “장바구니 사정이 여유롭지는 않지만 마음만큼은 푸근하고 넉넉한 설 명절이 됐으면 좋겠다”며 “오랫만에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