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 ‘전기차 야간 충전’ 차단 논란
공공시설 ‘전기차 야간 충전’ 차단 논란
  • 백윤주 수습기자
  • 승인 2016.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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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모 보건소 충전기 관용차 ‘점령’ 민원 초래
“주말 내내 주차” 행정편의만 생각…“관리자 없어” 해명
▲ 서귀포시 모 보건소에서 주말 내내 충전기가 꽂혀 있는 관용전기차량. 이 보건소는 행정적 편의를 위해 야간 시간에 일부러 주차해 시민들의 저녁 시간 충전기 이용을 의도적으로 차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매일 독자 제공>

공공기관에서 전기차 완속충전기의 야간 이용을 ‘차단’, 민원을 자초함은 물론 제주도의 전기차 보급 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에서 전기차를 지급받은 A씨는 최근 차량 배터리 충전을 위해 저녁 시간에 서귀포시 B보건소를 들렀다. 하지만 보건소 측의 전기차가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다른 날 저녁 다시 보건소에 가봤지만 보건소 차량이 여전히 주차돼 있어 그날도 충전기를 이용하지 못 했다. 이후 똑같은 상황이 번번이 지속되자 A씨는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민원을 제기했다.

보건소 직원은 “직원 퇴근 후 충전기 관리자가 없어 문제가 생길까봐 일부러 차량을 세워 놓고 막고 있다”며 “낮에 와서 이용하라”고 답변했다. 보건소 측에서 행정적 편의를 위해 시민들의 저녁 시간 충전기 이용을 의도적으로 ‘차단’한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민원이 개선되지 않자 A씨는 국민신문고 사이트에 해당 내용을 게시했다. 그러자 보건소 측에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해결이 됐으니 글을 내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말인 다음 날 A씨가 다시 보건소를 찾았을 때 보건소 차량에 충전기가 꽂힌 채 주차돼 있는 것을 목격했다.

A씨는 “민원이 잘 해결됐는지 혹시나 해서 가봤는데 여전히 주차가 돼 있었다”며 “심지어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밤 까지 주말 내내 충전기가 꽂힌 채 그대로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보건소 소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전기 차 충전기 관리 방안에 대해 제대로 소통이 안 됐던 것 같다”며 “곧바로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희룡 지사는 1일 열린 정례직원조회에서 전기차 충전시설 운영실태를 언급, “관용 전기차가 장시간 주차돼 있는 등의 민원이 많이 제기됐다”며 “24시간 개방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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