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열기 이면의 그림자 봐야
창업 열기 이면의 그림자 봐야
  • 제주매일
  • 승인 201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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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에서 창업 열기가 뜨겁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제주지역 신설법인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작년 제주 신설법인 수는 전년보다 26.2% 증가한 1565개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신설법인 증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국평균(10.7%)보다 무려 2.5배 높은 수치다.

제주지역 신설법인 수는 2010년 547개에서 2011년 723개, 2012년 866개, 2013년 895개, 지난해 1240개 등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역경제 활력 회복 차원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지난해 도내 부동산 및 임대업 관련 법인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해 최근 부동산 경기의 활황세를 반영했다.

그러나 창업이 급증하는 이면에는 일자리 부족의 그림자가 짙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법인설립 증가를 지역경기 호황의 영향으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이주민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정책당국은 이 점에 있어 오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신설법인 증가는 과당경쟁을 빚어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2년 기준 도내 기업의 1년 생존율은 59.6%였다. 생존율은 시간이 가면 더 떨어진다. 2년 46.4%, 3년 37.8%, 4년 32.2%, 5년 31.0% 등으로 하락했다. 결국 도내 신설법인 가운데 69%는 6년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이는 생계유지를 위한 영세 자영업 중심의 창업이 많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시장이 한정된 상황에서 무분별한 창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물론 자본주의사회에서 창업에 따른 실패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 하지만 폐업 업체가 많아지면 지역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 도민들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해야 하는 상황은 최소화돼야 한다. 당국이 신규 일자리 창출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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