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중순 제주시 오라동사무소에선 ‘오라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공람 및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사업시행자인 제이씨씨(주)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질오염 저감방안과 향후 고용계획 등을 집중 설명했다.
우선 수질오염 저감을 위해 임시침사지 2곳과 저류지 40곳을 각각 설치 운영하는가 하면 골프장 농약사용 등을 최소화 하겠다는 것. 또 사업에 필요한 인원 1만여명 가운데 80%를 제주도민으로 채우는 등 지역사회 공헌 방안도 약속했다.
주민들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일부 계획과 관련 ‘신빙성(信憑性)’을 의심하면서도 전반적으론 호의적이었다. “보존할 건 보존해야겠지만 지금은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만 “주민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
이번 제주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오라2동 일대 354만여㎡에 관광숙박시설을 비롯해 상업 및 휴양문화시설 등이 망라된다. 관광숙박만 4342실이 들어서고 골프장과 테마쇼핑몰, 한류전시체험관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사업비만 6조2800억원으로, 제주 투자유치 사상(史上)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이다. 종전 최대 규모인 신화역사공원(2조4000억원)보다 무려 2배가 넘는다.
사업시행사인 제이씨씨(주)는 오는 2021년까지 3단계로 나눠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5월까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하고 6월 개발사업 승인을 받은 뒤 7월부터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는 것. 총 사업비의 65%인 4조1000억원은 자기자본으로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3단계 사업으로 분류된 휴양콘도미니엄 분양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다. 도 관계자는 “오라관광단지가 도내 투자유치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맞지만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라고 말을 흐렸다. 시중의 시각도 비슷하다. 아마도 그간의 오라관광지구 개발역사가 남긴 후유증(後遺症) 때문일 터다.
지난 1999년 12월 처음으로 개발사업이 승인된 오라관광지구는 그동안 쌍용건설을 시작으로 JU그룹 계열사인 알트로스개발, 극동건설 등 5개 업체가 부지 정리만 반복하다 자금난 등의 이유로 사업이 좌초(坐礁)됐었다.
새 사업자로 나선 제이씨씨(주)가 과연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지, 아니면 전임자들과 똑같은 전철을 밟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