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는 공교육과 어떻게 다를까”
“국제학교는 공교육과 어떻게 다를까”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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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KIS에 교사 파견
수업시수·행정업무에 차이
“초등교육 ‘스스로’의 가치”

“이곳에서는 주제 중심 통합수업이 이뤄져요. 수업이 재미있죠. 이 차이는 여건이 만드는 것 같아요. 수업시수와 행정업무가 적고 교사 간 소통의 자리가 많은데다 아이패드 등 IT기자재를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거든요.“

지난해 9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교사 2명을 서귀포시 대정의 한국국제학교(KIS)로 파견했다.

한국 학력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국어와 사회를 가르치면서 그 곳의 선진적인 교육 방식을 배워오라는 임무였다. 한 학기가 지났다. 제주도교육청은 28일 파견교사들의 수업을 공개하고 지난 6개월간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는 인터뷰 시간을 마련했다.

이지선(보성초), 김우경(남광초) 교사는 미국식으로 이뤄지는 한국국제학교의 수업과 제주지역 일반 학교에서 이뤄지는 공교육 수업과의 차이를 교육 여건에서 찾았다. 아이들을 재미있게 가르치려면 연구와 설정이 필요한데 이 곳에서는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이것을 문화로 설명하고 교육 여건이라고 표현했다.

우선 이곳에는 행정 업무가 일체 없다. 예컨대 소풍을 간다고 하면 코디네이터에게 소풍을 준비해달라고 말하면 된다. 교사들이 일정을 짜고 버스를 섭외하는 우리의 학교 현장과는 다르다. 수업 시수가 1주 13시간으로 적고 중학교 과정까지는 문제풀이식 시험이 없다는 점도 수업 구성의 부담을 줄여준다.

수업시간, 교사들은 학생들의 생각을 더 많이 묻는다. 실제 이날 이뤄진 4학년 수업에서 김우경 교사는 아이들의 생각을 계속해 물었다. 학생들은 발표를 하거나 메모지에 자신의 생각을 써서 칠판에 붙이는 일을 반복했다.

이지선 교사는 “주제 중심 수업이 이뤄진다는 점은 공교육 내실화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교사들에게 수업을 준비할 시간과 수평적인 회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 역시 하루 2~3시간의 수업이 끝나면 나머지 시간은 교재 연구와 교과 분석에 할애한다고 설명했다.

충분한 준비를 토대로 이뤄지는 수업은 한국국제학교의 가장 중요한 교육 목표이기도 하다.

짐 프렌치(Jim French) 한국국제학교 초등 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습을 갈구하게 하는 것이 초등 교육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교사들이 수업을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배려하는 것이 교장의 중요한 임무라고도 강조했다. 짐 프렌치 교장은 말하는 내내 safe(안전한), creative(창의적인), challenge(도전)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현재 이 곳에 근무하고 있는 두 교사는 파견 후 원적 학교로 복귀, 한국국제학교의 문화와 교육여건을 제주지역 교육현장에 접목해나가게 된다.

제주도교육청은 내달 브랭섬홀아시아의 수업 참관 연수를 계획하는 등 다른 국제학교로도 파견교사제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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