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따른 소수 피해자 보호돼야 한다”
“제2공항 따른 소수 피해자 보호돼야 한다”
  • 박상수
  • 승인 2016.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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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많은 ‘이익’ 기대
방문 증가 관광 활성화·건설 특수
그래도 ‘부작용’ 간과해선 안돼

일부만 이득 보는 부동산투기
집·생활 터전 모조리 잃는 사람들
다수 중요하나 소수도 존중돼야

제주 제2공항 건설은 제주도민들과 우리 국민들에게도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측된다. 장기적으론 제2공항이 완성되면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의 이착륙이 용이해지며 내외국인 모두 필요한 시기에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어서 제주도 방문이 쉬워질 것이다. 따라서 더 많은 관광객의 입도로 도민들의 소득증가 수준이 현저하게 향상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십조원에 이르는 제2공항 건설비용은 도내 건설 및 토목 관련 산업의 경기를 활성화하고, 나아가서는 전국적인 건설경기 호조에도 기여할 것이다.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그리고 토지 보상비 등의 지급은 소비를 진작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효과’의 부각은 어쩌면 다른 여러 중대한 부작용을 무시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정말로 염두에 두고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제2공항의 건설로 나타나는 중대한 부작용들이다.

우선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나타났던 부동산투기가 제2공항 발표 이후부터는 광풍으로 바뀌고 있다. 즉 제2공항 발표 이전에는 내부 정보를 이용, 공항 예정지 주변에서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던 부동산투기가 발표 이후엔 공공연해진 양상이다.

앞으로 토지 보상이 이루어지고, 건설경기가 더욱 좋아지면 제2공항 주변만이 아니라 도 전역에서 부동산투기가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런 부동산투기로 제주에 땅을 가진 극히 일부만 이득을 볼 것이고 대다수의 도민들, 특히 젊은이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제주의 젊은이들은 일생동안 저축해도 자기 집을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서민들의 집 마련이 용이하도록 토지와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강력한 부동산대책, 예컨대 양도소득세, 부동산 상속·증여세, 재산세 등의 대폭적인 인상과 같은 대책이 정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더욱 간과되는, 그러면서도 정말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제2공항 건설로 인해 자기 집과 생활 터전을 모조리 빼앗기는 30여 가구의 사람들과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강정해군기지 건설과는 전혀 다른 매우 심각한 피해다.

특히 생활 터전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사람들, 즉 마을 자체가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사람들의 피해는, 아무리 제2공항 건설이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지라도, 절대로 가볍게 보아선 안 된다. 불행하게도 현재의 보상제도 하에선 그 피해가 제대로 보상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농사짓던 땅과 집을 국가가 소유하거나 제주도가 소유하고 있는 땅으로 대체해 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그런 토지들이 중산간이나 혹은 더 높은 지역에 있어서 피해 주민들에게는 해안가와 비교해서 결코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만약 해안가의 토지를 구입하여 보상한다는 것은 더욱 땅값 상승만 부추길 것이므로, 이는 더욱 더 바람직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만약 현금으로 보상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아마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그전의 토지와 유사한 토지를 구입하기는 아마도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가 토지 보상가와 농업이나 어업에서 생계를 잃은 것에 대한 보상가를 법에 의해 정해지는 것보다 ‘엄청’ 많게 책정할 경우에만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도와 도민 나아가서는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소수의 피해자들에게 대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제주도정에게 간곡히 당부하고 싶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에 의해서 모든 것이 결정되지만, 소수의 의견도 결코 무시하지는 않는다. 특히 다수에게 이득이 가는 이런 공항 건설에서 중대한 피해를 입게 될 소수에게 전체의 이득을 다 주지는 못할지라도 충분한 보상으로 이들이 소외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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