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항사태서 드러난 LCC ‘민낯’
결항사태서 드러난 LCC ‘민낯’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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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대기 요구 등 승객 불만 …현장서 ‘피켓 항의’도

제주에 한파가 몰아치며 40여시간 동안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이 통제돼 10만명에 가까운 체류객이 발생하며 빚어진 극심한 혼잡과 관광객 불편은 저비용항공사의 시스템 부재와 함께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 간 업무 협조 체계가 허술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위기 대응 매뉴얼 점검과 함께 관계 당국간 협조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저비용항공사인 경우 공지와는 다른 현장 대응, 결항 항공편 순이 아닌 선착순 발권, 무기한 대기 요구, 콜센터 연락 두절 등 체류객 관리에 따른 시스템 부재를 드러냈다. 이로 인해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길게 줄을 서야 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종이상자를 찢어 ‘싼 비행기 탔으니 싼 대접 당연하다는 건가’ ‘특별기 띄워라’ ‘비상대책이 겨우 정규 운항인가’라는 등의 문구를 적어 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에 반해 대형항공사들인 결항이 시작된 탑승 예정자부터 차례대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진행했는가 하면 무인발권기 이용도 이뤄지며 비교적 순조롭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보였다.

이와 함께 제주도와 더불어 한국공항공사 등의 미흡한 대처도 한 몫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항 사태로 미처 숙소를 구하지 못한 체류객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숙박 대란으로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체육관 등에 임시 숙소는 마련되지 않았다”며 “천재지변이라지만 제주도의 미숙한 대응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불만이 이어졌다. 제때 객실 수습상황만 파악됐더라도 체류객들이 공항에서 ‘노숙’하는 상황은 상당수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또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통역 안내사도 배치되지 않았는가 하면 공항 주변 제설작업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체류객들의 이동 불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항공기 보유대수가 많지 않은데다 결항 사태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하지 않아 문제가 커진 것”이라며 “대규모 결항사태에 대비해 항공사는 물론 지자체, 공항공사 등 관계기간의 대응 매뉴얼 점검이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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