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면서 제주도 전역에 7년 만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며 제주섬이 꽁꽁 얼어붙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3일 오전 11시를 기해 제주 산간을 포함해 제주도 전역에 한파주의보를 발효했다. 제주도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2009년 3월 13일 이후 7년 만이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한라산 윗세오름 영하 11.7도, 성판악 영하 6도, 유수암 영하 3.7도, 아라 영하 3.5도, 제주 0.2도, 서귀포 1.8도 등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 산간에 발효된 대설주의보는 대설경보로 대치됐다. 산간에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또 제주도 북부와 서부, 추자도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표됐다. 이보다 앞서 오전 4시를 기해 제주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오전 6시를 기해 제주 동·서·남·북부 앞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한라산에는 오전 9시까지 윗세오름 63cm, 진달래밭 70cm의 눈이 쌓였으며, 25일 낮까지 15∼50cm가 더 내릴 전망이다. 해안 지역에도 눈이 내리는 가운데 5~10cm의 적설량을 보이겠다.
눈이 쌓이고 노면이 얼어붙으면서 오전 10시 현재 한라산을 지나는 1100도로 어승생~거린사슴 구간은 대·소형 차량 운행이 모두 통제됐다.
5·16도로·번영로·평화로도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이 가능하다. 한창로·남조로·비자림로·제2산록도로·명림로·첨단로 등은 소형 차량의 경우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할 수 있다.
눈길 교통사고도 있었다. 이날 오전 6시43분께 5·16도로 숲터널 인근에서 시외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유모(53·여·서울)씨 등 승객 5명이 경상을 입었다.
해상에 물결이 높게 일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바닷길도 묶였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연결하는 대형 여객선과 도서지역을 운항하는 소형 여객선·도항선 운항이 통제됐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24일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낮 최고기온도 영하권에 머무는 등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제주와 서귀포 영하 4도 등 영하 5도에서 영하 4도, 낮 최고기온은 제주 영하 2도, 서귀포 영하 1도 등 영하 2도에서 영하 1도가 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풍랑특보도 발효돼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