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3월27일까지 김명범 AROUND전 개최

전시장 한켠에 공중에 떠 있는 붉은색 풍선 나무가 보인다. 흙을 만나지 못했던이 나무는 뿌리도 가지도 앙상했지만 붉은 풍선더미를 만나 열매 가득한 생명을 품게 됐다고 한다.
붉은풍선과 나무, 지팡이 막대사탕과 밧줄, 목발과 사슴다리 등 평범한 사물들의 의미를 새롭게 확장시키고 자연물과 인공물의 경계를 무의미한 것으로 표현한‘AROUND’전이 이목을 끈다.
전시를 이끈 김명범씨는 서로 다른 사물들을 결합해 그 의미를 확장하는 작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로 맵시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들은 남편과 아내, 아들과 딸, 친구, 사회인 등 다양한 역할로 살아가는 우리 각자의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붉은 풍선 나무, 막대사탕 모양의 밧줄 등은 특별한 연관관계가 없지만 예술가로 살아가는 작가의 고민과 경험에서 나온 생각들을 담고 있다. 붉은 풍선 나무는 생명의 순환을, 막대사탕 밧줄은 희로애락이 공존하는 삶의 다면성을 나타낸다.
‘AROUND’전은 작가 개인의 관찰을 통한 성찰 이야기다. 그러나 작품을 통해 관객들 또한 온전치 못한 자신의 삶과 불안한 현실을 되돌아보고 희망을 품는다.
작품을 통해 많은 질문을 이끌어 내고 다의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씨는 생명과 죽음, 기쁨과 슬픔 등 상반되는 요소들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순환된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3월 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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